"다음달 대출이자 벌써 겁난다"...年주담대 이자만 1조 8천억원↑

입력 2026-07-16 20:39
수정 2026-07-16 23:34
16일 한국은행 금통위, 기준금리 0.25%p 인상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 0.25%p 상승 때 주담대 이자 1.8조↑ "취약차주 부실 가능성 커져"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2.75%로 0.25%p 인상했다. 3년 6개월 만의 통화 긴축 조치로, 금융통화위원회 전원 일치 결정이었다.

주된 이유는 반도체발 경기 호황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견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수출과 투자, 내수 등 GDP를 구성하는 모든 부문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에 대해서는 "너무 낮다"며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상당 폭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세 확대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AI 산업 확산 속에서 한국이 AI 밸류체인의 핵심 국가로 수혜를 입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반도체 가격 급등이 전례 없는 명목 GDP 증가로 이어지면서, 기업 이익과 투자 확대, 임금·세수 증가를 통해 내수 경기까지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가 압력도 한층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유가가 소폭 내렸지만 높아진 비용과 환율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 총재는 에너지 가격 충격의 파급 효과가 6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실질 GDP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반면, 국내총소득(GDI)은 13.8% 증가하며 이를 크게 웃돈 점도 주목했다. 신 총재는 "소득 개선이 강하게 현실화된다면 수요 쪽에서 오는 물가 상승 압력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환율 역시 물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고환율로 수입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높다는 진단이다.



추가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통화정책방향문은 "향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이날 신 총재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시장에서는 '속도'라는 표현이 담긴 점을 두고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신 총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면서도, 다음 주 발표되는 2분기 국민소득 통계와 9월에 발표될 7월 물가 지표를 주의 깊게 보겠다며 어느 한 방향을 단정 짓지 않았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매수) 차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이종욱 위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전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1조 8천억 원 증가한다.

차주 1인당 이자 부담은 평균 584만 3천 원에서 613만 9천 원으로 29만 6천 원 뛰게 된다.

이 수치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주택 관련 대출(1,178조 6천억 원), 변동금리 비중 등을 바탕으로 한은이 자체 추산했다.

취약차주의 경우, 대출 금리 상승에 더욱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의 1인당 평균 주담대 잔액은 1억 3,520만 원이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로 접어드는 만큼, 이들의 대출 연체율이 급상승하고, 가계대출 부실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금통위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시장은 연내 추가 1회, 내년까지 총 3~4회에 걸친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 횟수가 많아질수록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한은은 주담대 차주들의 연간 이자 부담은 금리가 0.5%p 오르면 3조 7천억 원, 0.75%p 오르면 5조 5천억 원 등으로 불어난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도 평균 643만 5천 원, 673만 1천 원이 된다.



신현송 총재도 이날 간담회에서 "취약 차주에 대해서 항상 염두에 두고 있고 이 부분이야말로 정부와 금융당국과의 조화로운 정책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약계층의 부채 상환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경우에는 부채 조정 같은 정책도 어느 정도 사용해서 취약한 차주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그런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