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가까이 대구 거리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이어오며 '인간신호등'으로 불린 이부섭씨가 15일 오전 6시 30분께 대구 용산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9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2년 대구 남영교회 김정우 목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사회봉사에 뜻을 뒀다. 이듬해 5월부터 교통경찰의 손길이 닿지 않는 시내 길목을 직접 골라 교통정리에 나섰다. 어린 학생들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대구 중심가와 학교가 몰린 변두리를 온종일 오갔다.
거리에 선 그의 손을 거쳐 집 잃은 어린이가 부모 품으로 돌아갔고, 붙잡힌 도둑이 경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매달 동사무소에서 받는 밀가루 한 포대로 가족의 끼니를 이어가면서도 선행을 멈추지 않자 버스 회사와 학교의 성금, 경찰의 감사장이 잇따랐다. '인간신호등'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대구의 명물로 자리 잡은 고인은 2008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롯데-삼성전에 앞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2018년에는 국제인권옹호연맹이 주최한 제70회 세계인권선언 기념식장에서 42년간 소외된 이웃을 찾아다니며 인권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상을 받았다.
빈소는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11시 30분, 장지는 대구명복공원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