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어미 개' 배 갈라 새끼 꺼내…번식장 업주 실형

입력 2026-07-15 14:51
수정 2026-07-15 22:30


살아 있는 어미 개의 배를 가른 뒤 새끼를 꺼내고 병든 개들을 불법 안락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개 번식장 업주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서진원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및 수의사법 위반, 건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번식장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운영진 B씨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 모두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법정구속했다.

나머지 운영진 C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직원 D씨와 E씨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에게는 120∼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 등은 2022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화성시에서 개 번식장을 운영하며 수의사 면허 없이 살아있는 어미 개의 복부를 절개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또 전염병에 걸린 노견 15마리를 근육이완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죽이고, 수의사 자격 없이 백신과 항생제 등을 투여하며 개들을 자가 진료한 혐의도 받았다.

당시 번식장에서는 1천400마리의 개가 사육되고 있었지만, 관리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현장 냉동고 등에서는 신문지에 싸인 개 사체 92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등은 "어미 개가 이미 죽은 상태였거나, 살아 있었다 하더라도 새끼를 살리기 위한 긴급피난 및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질병 진단 결과 등을 근거로 어미 개가 복부 절개 당시 살아 있었다고 판단했다. 절개 부위에서 피부 조직 출혈과 염증 세포 등 생체 반응이 확인된 점이 주요 근거가 됐다.

긴급피난 주장에 대해서도 "새끼를 구하려는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등 적절한 조치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배를 가르는 행위는 일반적인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병들거나 나이가 많은 개들을 근육이완제로 안락사한 행위와 무면허 상태에서 백신 등을 투여한 행위 역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물의 생명을 얼마든지 빼앗을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생명 경시의 행태로 불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직원들은 수동적으로 지시에 따른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