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올해 1만 320원에서 380원, 3.7% 인상된 수준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최저임금 전년대비 인상률은 2023년 5.0%에서 2024년 2.5%로 떨어진 이후 2025년 1.7%, 올해 2.9%로 낮아졌다가 3년 만에 3%대로 다시 올라섰다.
앞서 지난달 23일 내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올린 1만2천원을, 경영계는 동결한 1만320원을 내놨다.
이후 양측은 이날까지 12차례에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격차를 130원까지 좁혔다.
공익위원들은 1만600∼1만860원을 '심의 촉진 구간'으로 제시하고 시간당 1만720원에 양측이 합의할 것을 권고했지만, 노사 합의는 불발됐다.
결국 마지막 13차 수정안으로 근로자 측이 시간당 1만730원, 사용자 측이 1만700원을 제시한 뒤 재적 위원 27명을 대상으로 표결에 들어갔다.
표결 결과, 근로자위원 안이 11표, 사용자위원 안이 15표, 무효표 1표를 얻어 사용자위원 안으로 최종 의결됐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한다.
노동부는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하며,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최저임금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노동부는 이의가 합당하다고 인정되면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한 번도 재심의가 이뤄진 적은 없다.
이날 최저임금 결과에 대해 근로자 측은 큰 불만을 드러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의 물가 수준과 체감 생계비 상승을 고려하면 3.7% 인상은 사실상 동결"이라며 "최저임금의 생계보장 기능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류 사무총장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과 최저임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경영계 측도 아쉬움을 표했다.
경총은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경영 현실과 한계에 이른 지불여력을 고려하면 동결돼야 했지만, 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결정은 최근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현장의 경영 부담과 고용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자위원들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이번 결정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수용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의 현장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업종별 구분적용을 비롯한 제도 개선도 조속히 추진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역대 최다 부채와 경기 부진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유감을 표하며 "이번 인상은 당장의 인건비 부담 증가와 경영난 심화로 이어져 허리를 휘게 만드는 무거운 족쇄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권순원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합의 아닌 표결로 결정했지만, 내가 기억하기로는 노사의 최종 제시안이 서로 가장 근접했다"며 "그 자체로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익위원들은 이날 정부에 최저임금 제도에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도급제 근로자 등 다양한 고용 형태를 반영할 제도개선 추진단을 정부에 설치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경영계가 요구하고 있는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도 제도개선 추진단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