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최근 코스피 급락의 배경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 매도를 지목했다. 이번 조정은 시장의 포지션 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충격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펀더멘털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진단이다.
골드만삭스는 14일 '코스피, 주요 기술적 지지선을 시험하다'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출시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격한 디레버리징(강제 매도)이 장중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일부 2배 레버리지 ETF가 하루 동안 30% 넘게 하락하면서 운용사들이 목표 레버리지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을 추가로 매도했고, 이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다시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1억3천만달러, 국내 기관은 15억달러를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는 대부분 프로그램 매매 등 패시브 자금에서 발생했으며, 프로그램 매도 규모는 11억8천만달러에 달했다.
다만 지수 낙폭에 비해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블록 거래(대량 매도)는 많지 않았고, 일부 추세 추종형 헤지펀드에서만 선별적인 매도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골드만삭스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전날 20개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만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스템 리스크와 과열 마케팅에 우려를 표명했다"며 "향후 규제는 상품 출시를 전면 금지하기보다 투자자 진입 요건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면서 코스피 6,800선을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6,800선이 무너지면 다음 지지선은 전일 종가보다 약 4.5% 낮은 6,500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6,500선마저 이탈할 경우에는 6,100∼6,000선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뒀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의 하루 변동폭이 통상적인 표준편차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6100~6000선이 보다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기계적 매도와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 높은 스와프 금융 비용 등이 국내 증시의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급락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실적 전망은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며, 이번 하락은 업황 고점 우려보다는 유동성에 따른 포지션 청산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또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가 2028년 하반기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업황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분석하면서 "극심한 변동성을 활용해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진 메모리 반도체와 기술주 가운데 투자 확신이 높은 종목을 선별적으로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