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휴대전화로 수천만원을 대출받아 사용한 10대 남매가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당초 누나의 남자친구만 사기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이 보완 수사를 통해 남매의 공범 사실을 밝혀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검 형사1부(이호석 부장검사)는 지난달 22일 A양과 그의 남자친구 B군을 강도·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A양의 남동생은 같은 혐의로 법원 소년부에 보냈다.
이들은 2024년 수면제를 가루로 만든 뒤 커피에 섞어 아버지(40대)에게 먹이고, 아버지가 잠든 사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은행에서 3천여만원을 대출받는 등 계좌에서 모두 4천만원가량을 빼내 금을 구입했다. 이어 다시 금은방에 금을 팔아 현금화한 후 피부 관리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잠에서 깬 아버지가 자녀들이 사리진 것을 알게 돼 실종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신고 하루 만에 남매와 B군을 모두 찾아 조사했다.
당시 경찰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출을 받은 행위와 관련해 B군에게만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B군이 경찰 조사 단계에서 A양의 수면제 범행을 털어놓았지만, A양이 '범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남동생 역시 "누나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하자 추가 조사 없이 종결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11월 보완 수사에 착수해 남매와 B군을 함께 대질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남매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 등을 가루로 만든 후 커피에 섞어 아버지에게 줬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A양이 수면제로 아버지를 항거불능 상태에 빠뜨린 뒤 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빼낸 행위는 강도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B군과 함께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