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우익 정치인, 자택서 피살...'테러 사건' 수사

입력 2026-07-14 06:43


영국의 우익 정당인 영국개혁당의 원로 정치인이 자택에서 피살된 사건 수사를 대테러 수사팀이 맡는다고 샤바나 마무드 영국 내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앤 위디컴(78) 전 법무부 교정담당 부장관이 지난 9일 잉글랜드 남부 데번에 위치한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가 발견 전날인 8일 공격을 받아 살해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이후 11일 밤 잉글랜드 북부 로더럼 출신 28세 백인 영국인 남성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12일 오전까지도 테러나 정치적 동기에 따른 범행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그러나 13일 마무드 장관은 "새로운 정보와 증거가 나옴에 따라 끔찍한 위디컴 살해 사건에 대한 수사를 대테러 경찰이 이끈다"며 "경찰은 이 공격의 동기를 밝히기 위해 다방면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엑스 계정에 적었다.

남동부 대테러수사본부(CTPSE)도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수사 도중에 새로운 정보와 증거가 드러나 이제 CTPSE가 수사를 이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피의자를 테러 행위 실행 및 준비, 선동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보수적 시각을 견지해 온 위디컴 전 부장관은 영국성공회(국교회)가 여성 사제 서품을 허용한 데 반발해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낙태에 반대했다.

그는 1987∼2010년 보수당 소속으로 켄트주 메이드스톤 지역구 하원의원을 지냈다. 존 메이저 정부에서 노동연금부 고용담당 부장관, 법무부 교정담당 부장관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보수당에서 나와 유럽통합에 반대하는 브렉시트당(후신 영국개혁당)에 입당했다. 2019∼2020년 유럽의회 의원과 영국개혁당 대변인을 지냈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11일 '계획적 살인'으로 보인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이에 중도좌파 집권 노동당과 제1야당 보수당 인사들은 추측성 발언은 수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영국에서는 정치인에 대한 테러 살인사건이 종종 벌어지곤 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유럽연합(EU) 잔류 진영의 조 콕스(노동당) 하원의원이 나치 추종 극우 남성에게 총격 살해됐다. 2021년에는 이슬람국가(IS) 추종자가 보수당 중견 하원의원 데이비드 에이메스를 지역구 행사장에서 흉기로 살해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