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아그라=프랑스'는 옛말…최대 생산국 된 '이 나라'

입력 2026-07-13 16:39


고급 식재료의 대명사로 통하던 푸아그라 시장에서 중국이 프랑스를 밀어내고 최대 생산국으로 올라섰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중국국제금융공사의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중국 푸아그라 생산업체들이 현재 전 세계 공급량의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으로는 연간 1만1,000t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노동자들이 도시로 대거 빠져나가며 남겨진 농촌 마을을 위한 지속 가능한 산업 정책의 하나로 푸아그라 산업을 장려해 왔다. 정부 대출과 마케팅 지원 등이 성장을 뒷받침한 것이다.

푸아그라는 전통 중국 요리는 아니지만 부유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커졌다. 음식업계 관계자들은 케이터링 업체들이 결혼식과 연회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려고 푸아그라 요리를 찾는다고 전했다. 일부 레스토랑과 생산업자는 푸아그라 아이스크림이나 블루베리 맛 푸아그라 같은 이색 제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WSJ은 푸아그라를 체리 모양으로 빚어 고기와 곁들이는 유명 음식 체인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산 푸아그라는 아직 수출 분야에서는 소규모 시장에 머물러 있으나, 앞으로 저가 공세로 세계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비해 올해 푸아그라 라벨링 규제를 강화했다. 외국 생산자가 자사 제품에 '페리고르 스타일' 같은 표현을 써서 외국산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페리고르 푸아그라협회의 알렉상드르 레옹 회장은 "소비자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처음에는 (구입을) 망설이겠지만 결국 가격이 우선시될 것"이라며 "가격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급 식재료로 꼽히는 캐비어와 트러플(송로버섯)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국제무역센터(ITC) 자료를 보면 중국 철갑상어 양식장들은 지난해 수백t의 캐비어를 생산해 전 세계 캐비어 수출의 40%를 차지했다. 과거 이란과 러시아 업체가 주도하던 캐비어 공급망을 이제 중국이 장악한 셈이다. 중국의 트러플 수출 규모도 2022년 이후 세 배 넘게 늘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