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꾸민 평화·안보 문화 공간...‘평화의 속삭임 DMZ 37 박물관’

입력 2026-07-13 09:27
통일촌 옛 양곡창고 리모델링, 파주 DMZ 첫 민간박물관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DMZ 안에서 주민들이 손수 꾸민 첫 민간 박물관이 선을 보인다.

파주시 장단면 백연리 통일촌에 들어선 ‘평화의 속삭임 DMZ 37 박물관’이 오는 7월 16일 개관한다. 일반 관람은 17일부터 가능하다.

16일 열리는 개관식에는 박정 국회의원과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손배찬 파주시장, 통일부와 군 관계자, 문화예술계 인사, 지역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개관을 축하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민간인출입통제선 내의 통일촌에 있던 옛 정부 양곡 수매창고를 전면 리모델링해 조성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농업용 자재와 수매 곡물을 보관하던 창고는 이제 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기록하고 평화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나는데, 전체 규모는 약 460㎡로 전시장과 아트숍을 갖췄다.

‘DMZ 37’이라는 이름은 박물관이 위치한 통일촌길 37번지에서 관련 있는데, 단순한 주소를 넘어 분단의 현장을 기억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관 특별전의 주제는 ‘경계의 기록, 그리고 내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부터 오늘날까지 수집한 전쟁 관련 유물과 사진자료 1만여 점 가운데 2천여 점을 우선 공개한다. 시대별 군복과 헬멧, 군장, 무전기, 실물 크기의 모형 화기 등 다양한 군사 자료와 함께 분단과 평화의 역사를 조명하는 사진들이 전시된다.

박물관 안팎에는 폐자재를 활용해 제작한 정크아트 로봇 조형물 11점도 설치된다.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는 안보와 전쟁의 이야기를 예술과 결합해 보다 친근하게 전달하려는 시도다. 외벽에는 짙은 국방색 배경 위에 대형 오렌지색 ‘DMZ 37’ 타이포그래피를 배치해 강렬한 상징성을 더했다.

DMZ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생태와 평화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박물관은 이러한 역사적 공간성을 바탕으로 전쟁의 상흔을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고, 공존과 평화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교육·문화 공간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 중심의 안보관광을 넘어 주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문화콘텐츠를 접목해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오랫동안 방치됐던 옛 수매창고가 주민들의 열정으로 평화를 노래하는 전시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국내외 방문객들이 안보의 중요성과 평화의 가치를 함께 되새기는 명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