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걱정 없다"…병 때문에 쉬면 '수당' 지급

입력 2026-07-12 15:27
상병수당 내년 하반기 본사업 추진 '연간 최대 7천800억' 재정 부담은 과제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운영해온 상병수당을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 단위 본사업으로 전환하고 적용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건강보험 재정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만큼 연간 최대 8천억원에 달하는 재원 관리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상병수당 본사업 관련 간담회를 열고 제도 확대 및 시행 방향을 공유했다. 정부는 지난해 전문가 자문단과 재원 조달, 지급 대상, 보장 수준 등을 검토한 데 이어 올해는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며 본사업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상병수당은 업무 외 질병·부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때 노동자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이미 상병수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2년 7월부터 만 15∼64세 취업자를 대상으로 3단계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올해 5월 말까지 지급된 상병수당은 총 203억6천700만원이며, 수급자는 1만4천141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지급 기간은 30.4일, 평균 지급액은 144만314원이었다.

수급자 중에는 50대(5천692명)가 40.3%로 가장 많았고, 40대(23.8%), 60대(20.8%) 등 순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1만283명(72.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영업자는 2천730명, 고용·산재보험 가입자는 1천128명이었다.

1단계를 제외한 2∼3단계 시범사업(8개 지역)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총 454개로, 지역 내 전체 의료기관의 약 11% 수준이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전국 단위 본사업 시행을 목표로 상병수당 제도화를 추진 중인데, 재원은 건강보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상병수당을 위해 급여를 실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OECD 국가 중 의료보장제도를 운영하는 모든 국가(22개국)가 조세가 아닌 사회보험으로 상병수당을 운영 중이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려면 빠른 고령화에 따른 재정 고갈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의료개혁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투자를 고려할 경우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은 2029년으로, 의료개혁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보다 2년 앞당겨진다.

상병수당 본사업에 들어갈 재정은 대기기간(휴무 시작일부터 상병수당 지급 개시일까지의 기간)과 최대 보장일수(90∼180일), 지급 방식 등에 따라 연간 최소 2천737억원에서 최대 7천853억원일 것으로 추계됐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상병수당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건강보험 급여와 재원을 분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계에서는 건강보험에 대한 현행 국고 지원(보험료 예상 수입의 14% 지원) 외에 상병수당 지급을 위해서도 국고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정부는 다른 건강보험 급여와 회계를 분리한 뒤 일정 범위 내에서 건강보험 재원을 출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상병수당 적용 대상에 한정해 추가로 보험료를 부과하거나 별도의 사회보험을 도입하는 방안 등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신중히 접근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