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구원투수 등판한다"…"통화스와프급" 외환시장 '들썩'

입력 2026-07-12 06:51
수정 2026-07-12 20:49
7월14일부터 8~9월 환시에 공급 관측 2020 한미 통화스와프 실공급액보다 커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SK하이닉스가 한국 외환시장에 '통화스와프급' 대규모 달러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 등으로 약세를 보여온 원화가치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통해 조달한 약 265억달러(약 40조원)는 공모 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14일 SK하이닉스로 납입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이 자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P&T7 첨단 패키징 공장,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등 대부분 국내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달러 자금이 원화로 환전된다는 의미다. 한국 외환시장에 대규모 '달러 공급'이 이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DR 자금은 증권신고서에 공시한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며 원화로 일부 환전해 집행할 계획"이라며 "환전 규모와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대규모 달러 유입이 최근 상당 기간 이어진 원화 약세(환율 상승)를 진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외환시장에서는 ADR 발행이 확정되기 전부터 선물환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장중 1,560원 안팎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내려오기도 했다.

이번에 유입되는 달러 규모는 '통화스와프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공포에 빠진 금융시장이 유례없는 급등락을 반복하던 상황에서 시장을 안정시킨 해결사는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체결한 600억달러 상당의 통화스와프였다.

600억 달러 상당의 통화스와프는 일종의 한도 개념으로, 실제 이를 통해 국내에 공급된 달러는 총 198억7천200만달러였는데, 이보다 많은 달러(265억달러)가 이번에 국내로 유입되는 것이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조달 규모는 지난 6월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약 362억달러)의 약 73% 수준에 달한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또 다른 해외투자를 위해 상당 부분 달러 상태로 보유하는 상당수 기업들과 달리, 이번 SK하이닉스의 상장 자금은 국내 투자용이어서 실제 환전이 일어날 자금이다.

SK하이닉스가 조달한 달러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원·달러 현물환 하루 평균 거래 규모(332억8천만달러)와 견줄 만한 수준인 데다, 외환당국이 올해 1분기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순매도한 달러(약 136억달러)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사실 SK하이닉스는 현재 계획된 국내 투자 규모만으로도 이번 ADR 조달 금액을 웃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회사가 올해 약 3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향후 영업활동으로 확보하는 현금까지 더해지면 AI 반도체 투자 여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대금이 납입된 이후 실제 환전이 시작되는 시기는 7월 하반월부터 8∼9월까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투자 일정에 맞춰 달러를 분할 매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이달 중하순부터 환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시설투자에 필요한 원화를 마련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달러를 매도하겠지만, 네덜란드 ASML 장비 구매 등 외화 결제가 필요한 부분도 있어 조달 자금이 모두 원화로 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