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 '스타 검사' 집 덮쳤더니…금괴·현금 200억 '와르르'

입력 2026-07-11 20:00


인도네시아에서 반부패 수사를 총괄하던 검찰 고위 간부의 자택에서 400억원에 육박하는 금괴와 현금이 무더기로 나오면서 해당 간부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인도네시아 검찰총장실은 페브리 아드리안샤 검찰청 특수범죄수사부 차장검사가 사임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총장실은 그의 사임이 수리됐다며, 이는 그에 대한 경찰 수사와 관련해 법 집행의 공정성·객관성·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2022년부터 반부패 수사 부서인 특수범죄수사부를 이끌어온 페브리 차장검사는 광산회사 티마, 석유기업 페르타미나, 항공사 가루다 인도네시아 등 대형 국영기업 수사를 주도하며 국민적 인지도를 쌓았다. 교육부 장관 시절 학교용 노트북 입찰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차량 호출 서비스 고젝 창업자 나딤 마카림 전 장관을 기소한 것도 그였다. 지난달에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 사업 담당 부처의 국가영양청장과 부국장 2명을 전격 체포하는 등 최근 고위 공직자를 겨냥한 사정 바람을 이끌었다.

그러나 전날 경찰이 자카르타 안팎에서 페브리가 소유한 가옥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그의 집에서 금괴 74㎏과 580만 달러(약 87억2,000만원), 1,720만 싱가포르달러(약 200억원)의 현금이 쏟아진 것이다. 경찰은 집 금고 속 가방 7개에 나뉘어 담긴 이들 자산을 찾아냈다. 압수 자산의 전체 가치는 약 2,630만 달러(약 395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국영 인도네시아 전력공사(PLN)의 석탄 조달 비리 혐의를 포함해 최소 3건의 부패·자금세탁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밝혔지만, 페브리와의 직접적 연관성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증인 15명을 심문했으며 용의자를 곧 발표하겠다고 했다.

페브리는 기자들에게 자택에서 압수된 자산과 뇌물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모든 자산의 출처를 밝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페브리와 연관된 자카르타의 또 다른 거주지 주변에 무장한 군인들이 배치되면서 논란이 한층 커졌다.

군 당국은 검찰청의 요청에 따라 검사 보호 규정에 근거해 병력을 배치했다며 경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