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 덮친 최악 산불…"12명 사망·23명 실종"

입력 2026-07-11 18:49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지난 9일(현지시간) 덮친 대형 산불의 인명 피해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후안 마누엘 모레노 안달루시아 자치정부 수반은 11일(현지시간)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가 현재까지 사망 12명, 실종 23명, 부상 8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거주지를 떠나 대피한 주민도 1,400여명에 이르고, 피해 면적은 4,000㏊(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검이 끝난 사망자 12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대부분 외국인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사망자 4명이 함께 발견된 불에 탄 차량의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었던 점을 근거로 이 차량 탑승자 4명을 영국 국적자로 보고 있다. 나머지 희생자 8명은 차량을 버리고 마른 하천을 따라 대피하던 중 변을 당했다. 당국은 불길이 번지면서 이 하천이 순식간에 '죽음의 덫'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한다.

안달루시아 비상 당국은 희생자 상당수가 "현재 위치에 머물러 달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고 탈출을 감행했거나, 안내된 대피 경로를 벗어나 목숨을 잃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희생자 대부분의 거주지였던 베다르 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직후부터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주민들을 대피시키거나, 당시 화재 상황에 따라 실내에 머물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정작 베다르 마을 자체는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모레노 수반은 "이런 유형의 산불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순식간에 불길이 바뀐다"며 "제발 당국의 지시를 항상 따라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번 산불은 기록적인 폭염 속에 안달루시아 로스 가야르도스 인근 산악지대에서 시작됐으며, 인근 고속도로에서 전선이 끊어진 것이 발화 원인으로 확인됐다. 스페인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산불은 1979년 바르셀로나 북쪽 1시간 거리 해안 도시 요레트 데 마르에서 발생해 21명이 숨진 사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