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쉴 때 왜 우리만?" 불만 터지자…세계 1위도 '50년 룰' 손본다

입력 2026-07-10 22:58


일본 도요타가 반세기 동안 고수해 온 독자 근무 체계 '도요타 캘린더'를 손본다. 공휴일에 일하는 대신 연휴를 길게 몰아 쉬는 특유의 방식을 지켜왔지만, 맞벌이·육아 세대가 늘면서 "다른 업계처럼 쉬게 해달라"는 내부 요구가 커진 결과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노동조합은 내년도부터 골든위크(4월 말~5월 초) 기간 중 평일 근무를 도입하는 대신 일부 공휴일을 휴일로 바꿔 3일 연휴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개편안은 노사 협의를 거쳐 올해 말께 확정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도요타 캘린더는 일반적인 일본 달력과 달리 골든위크와 연말연시에 긴 연휴를 보장하는 대신 공휴일은 원칙적으로 근무일로 운영하는 체계다. 생산라인 정비와 설비 교체를 긴 연휴에 몰아 처리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취지로, 1970년대 초반 현재 형태로 정착해 일본 제조업을 대표하는 근무 방식이 됐다.

그러나 직원들의 생활 방식이 달라지면서 균열이 생겼다. "가족과 함께 쉬고 싶어도 자동차 업계만 다른 달력을 사용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고, 다른 산업과 휴일 체계를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특히 공장 근로자들의 경우 공휴일에도 생산라인이 돌아가는 탓에 자유로운 휴가 사용이 어려웠다. 사무직과 연구개발직은 공휴일을 연차로 쓸 수 있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라인별로 일부 인원만 휴가가 가능해 전 직원이 함께 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개편 배경에는 인재 확보 경쟁도 있다. 일본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자동차 관련 산업 종사자는 550만명을 넘는데, 도요타뿐 아니라 부품업체 등 공급망 전체가 인재를 지속 확보하려면 산업 전반의 근무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노조가 들여다보는 방안은 골든위크 기간 중 평일을 정상 근무일로 전환하고, 대신 다른 달의 월요일 공휴일 등과 연결해 3일 연휴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일본자동차공업회가 마련한 자동차 업계 표준 캘린더 개편 방향을 반영한 것이다.

닛케이는 이변 개편을 통해 생산 효율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온 도요타식 경영이 인구 감소와 인재 경쟁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