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리스크 확산…韓 배터리 공급망 전략은

입력 2026-07-10 14:55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에너지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유럽과의 공조 강화, 중국과의 조건적·선별적 합작 투자를 통해 새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NEIS 센터와 함께 ‘에너지 안보 리스크와 배터리 공급망 강화 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NEIS 센터는 신에너지 산업 전략과 청정 공급망 발전 방안을 연구하는 미국 소재 싱크탱크다.

토론에는 조나스 남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부교수, 라크란 캐리 NEIS 센터 미국·G7+ 국가 전략 과장, 강규형 산업부 배터리전기전자과장, 전동욱 LG엔솔 해외대외협력·ESG 담당 상무가 참여했다.

송재봉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배터리는 전기차, ESS, 재생에너지, AI 데이터센터, 차세대 모빌리티, 국방 등 경제안보와도 매우 밀접하다”며 “배터리 제조와 소재 생산 역량은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발제를 맡은 이희엽 배터리산업협회 상무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은 중국 중심의 독점망 탈피를 위해 보호 무역 조치와 투자 다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수요는 지난해 1.7TWh를 돌파했고, 오는 2035년 6TWh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V와 ESS 배터리 수요도 연평균 각각 17%, 1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미 배터리 공급망 협력 과제로 ▲OBBBA(미 재무부 가이드라인) 중심 예측·지속 가능한 안보 체계 구축 ▲ATCM(핵심광물 최저가격제) 도입 시 우방국 중심의 결속력 강화 ▲USMCA 재협상 과정 내 북미 에너지 생태계 장기 완충책 마련 ▲미·유럽 중심의 다자간 전략적 외교 공조를 꼽았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마일로 맥브라이드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등 OECD 파트너 국가는 시장 접근성, 산업 기반, 혁신 생태계 등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단기·장기 전략의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지배력이 완전한 독점을 형성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글로벌 경쟁 환경 속 다양한 기업이 지속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는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전면 배제하기보다는, 핵심 기술 분야에서 조건부이고 선별적인 합작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중국의 압도적 부상에도 불구하고 OECD 국가와 기업은 여전히 전략적 기회를 보유하고 있다”며 “적절한 정책 설계와 파트너십을 통해 틈새시장을 선점한다면 현재의 불균형이 구조적 독점으로 고착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송재봉 의원은 “앞으로는 인도의 제조 기반, 호주·캐나다의 광물 등 파트너 국가와 연계하는 것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중요 과제”라며 “한국 배터리 기술이 한-미간 국제 공조, 협력 속에서 더 큰 전략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