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음주운전 차량에 일반 차량과 구별되는 '빨간 번호판'을 부착하자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다시 확산하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재범을 막자는 취지지만, 전문가들은 인권 침해와 실효성 문제 등을 이유로 실제 제도 도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에 빨간 번호판을 달자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보배드림'에 게시된 관련 글은 조회수 3만6천회, 추천 666개를 기록했고, 같은 날 '인벤'에 올라온 유사 게시물도 조회수 2만2천회를 기록했다.
빨간 번호판을 도입하자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관련 게시물은 수개월 간격으로 온라인에서 반복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찬반 토론 게시물에는 36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고, 지난 2월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된 관련 글은 조회수 약 92만회, 좋아요 약 2만4천개를 기록했다.
음주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주고 재범을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가운데, 면허 영구 취소나 운전 자체를 금지하는 등 더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음주운전 대응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정부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2023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음주운전 방지대책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5천334명 가운데 5천211명(97.7%)이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SNS 게시글의 '국민 97%가 찬성했다'는 표현은 더 강력한 음주운전 방지책에 동의한 응답자 비율을 의미하며, 빨간 번호판 도입 자체를 지지하는 비율은 아니다. 위 설문조사에서 음주운전 사고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특수 번호판 부착'을 꼽은 응답자는 14.7%에 그쳤고,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형벌 등 제재 강화(25.7%)' 의견이 가장 많았다.
추가 대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응답은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어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빈번해서', '재범률이 높아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약해서' 순으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빨간 번호판 제도가 현실적으로 시행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낙인 효과와 더불어 가족이나 법인 명의 차량을 이용해 제도를 우회할 가능성이 있고, 차량에 제재가 적용되는 만큼 실제 운전자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SNS에서 빨간 번호판이 주기적으로 회자되는 현상은 현행 사법 체계에 대한 대중의 불만족과 온라인 커뮤니티 특유의 집단 동조 심리가 결합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