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이달 들어 10% 가까이 급락하며 8일 장중 800선마저 내줬다.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800 아래로 밀려나면서 지수는 약 10개월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5.33% 내린 786.94를 기록했다. 이달 초 종가(866.72)와 비교하면 9.2% 하락한 수준이다. 오후 1시 33분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장중 한때 6.32% 내린 778.70까지 밀렸다.
코스닥이 장중 8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4일(저가 기준 799.53) 이후 10개월 만이다.
수급을 보면 이날 기관과 개인이 각각 334억원, 108억원 순매도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442억원 순매수 중이다.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누적으로 보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3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3천62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 순매수 금액(3천827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기관이 같은 기간 7천72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거래대금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달 3일과 6·7일 코스닥 하루 거래대금은 올해 처음으로 7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6일에는 6조1천568억원까지 줄었다. 이날도 장 마감을 2시간가량 남긴 오후 기준 거래대금은 4조480억원에 그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알테오젠과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5∼7% 하락했고, 에이비엘바이오는 10% 넘게 떨어졌다. 상승 종목은 200여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1천480여개에 달했다.
증권가는 주요 업종 전반의 부진과 함께 기술적 과매도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대형주 약세에 800포인트까지 접근했고, 후공정 부품주가 일부 선방했음에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전반적으로 내렸다"며 "주요 업종 부진에 상대강도지수(RSI) 과매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하락에도 자금이 코스닥으로 흘러 들어오는 '순환매' 양상조차 나타나지 않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달 말만 해도 코스닥은 AI·반도체 호황 장기화에 피로감으로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빠져나온 자금을 흡수하며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코스닥 하락세는 과하다는 평가와 함께 대형주 중심 실적의 '피크아웃'(정점통과) 본격화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하락하는 장으로, 기관과 외국인이 한국 증시 비중을 줄여가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낙폭은 과도한 편이다.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코스닥에서 반도체 관련 기업의 성장세가 양호하다"며 "그간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는 차익 실현 성격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닥 저평가 해소 정책 기대감 등에도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는 데 대해 "과거 닷컴버블 때와 마찬가지로 수급이 소외 섹터로 옮겨지기 위해서는 주도주의 피크아웃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경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로 옮겨간 탓에 다른 부문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의 경우 한국 증시 비중 조절에 따른 순매도인 경우 매도 자금이 다른 종목으로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