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켓딥다이브 시간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어떤 주제 준비하셨죠?
<기자>
어제(7일)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주가는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외국인의 폭풍 매도 영향으로 국내 증시 수급이 텅 비어 가는 가운데, 반도체 저승사자까지 등판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는데요.
오늘(8일)은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를 촉발시킨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그동안 우리 증시를 어떻게 흔들어 왔는지, 과연 그 부정적인 전망이 적중할 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현지시간으로 6일이었죠. 모건스탠리가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보고서에선 뭐라고 한 겁니까?
<기자>
간단히 말하면 AI 밸류체인 내의 주도주가 바뀔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주의 상승 동력이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에 비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건데요.
AI밸류체인 내에서도 일종의 원자재 성격을 지닌 반도체주의 경우 실적 모멘텀이 정점을 지났고, 추가 조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비중을 줄일 것을 권고했고요.
대신 알파벳(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AI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차기 주도주 지위를 거머쥘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습니다.
<앵커>
이유가 뭡니까? 메모리 수요가 꺾이기라도 한 건가요?
<기자>
모건스탠리는 AI 밸류체인 랠리 자체는 지속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그동안 반도체주 주가를 끌어올린 가장 강력한 근거였던 실적 추정치 상향이 둔화된 점을 고점 신호라고 판단한 겁니다.
한마디로 실적 부진이 아닌 눈높이의 문제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메모리 공급과잉을 예견하며 반도체주에 겨울이 찾아올 것이라던 과거 부정적인 전망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게 여의도 증권가 분석이고요.
이 때문에 이번 보고서로 촉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하락 역시 다소 과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사실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저승사자로 각인된 결정적인 계기는 5년 전입니다.
2021년 8월이었죠.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낸 이후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도래하면서 모건스탠리의 투자 의견에 대한 파급력이 커진 건데요.
그렇다면 이번에도 반도체주의 실적 자체엔 문제가 없더라도 고점이라는 예상은 맞아떨어질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일단 모건스탠리의 국내 반도체주 흔들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그러니까 2017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국내외 증권사 중 처음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었고요.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만에 5% 폭락하고 시가총액은 18조원이나 날아갔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메모리 슈퍼호황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그해와 이듬해 연속 영업이익 5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2021년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정점에 도달한 D램 가격과 PC 수요 둔화, 메모리 공급 과잉 등을 지적했는데요, 역시 삼성전자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런데 메모리 공급 부족이 한동안 계속되자 불과 석달 뒤에는 "메모리 가격이 약세이긴 하지만 예상보다는 덜 나쁘다"며 의견을 뒤집기도 했습니다.
이후 2022년 하반기 반도체에 불황이 찾아오긴 했습니다만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등락을 반복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불황 사이클이 올 때가 돼서 온 것이지 모건스탠리가 선제적으로 진단한 게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2024년 들어 또 다시 '겨울이 곧 닥친다'는 제목으로 반도체주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하며 비관론의 선두에 섰는데요.
이때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과잉을 지적하면서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러다 1년 만에 '따뜻한 겨울'이라며 진단을 바꾼 전적도 있습니다.
<앵커>
모건스탠리가 잊을 만하면 반도체주를 향한 비관론을 던지면서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는데요.
이와 맞물려 최근 국내 증권사에서도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를 내놓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후 국내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이 46만원, KB증권이 60만원으로 각각 높인 반면, 키움증권은 39만원으로 내리면서 20만원 이상 벌어진 상황입니다.
AI 투자 확대에 다른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하반기부터 이익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건데요.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결국 눈높이 문제입니다.
이미 반도체주에 대한 실적 눈높이가 높아질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시장은 성장 가능성보다 고점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이번 조정도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된 상황에서 차익 실현 압력이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고요.
이제 관건은 하반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진단입니다.
당장 삼성전자의 7월 말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 장기 공급 계약, 성과급 관련 충당금 반영 수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요.
모건스탠리도 주목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 발표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여기서 AI 연산 수요 확대 코멘트라든지 설비투자 전망치 상향이 뒷받침된다면 반도체 실적 성장 추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