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수익 꿈꿨는데 '20% 증발'…"원금 돌려줘요" 삼전 개미 파랗게 질렸다

입력 2026-07-07 20:09
수정 2026-07-07 20:30
영업익 89조 역대 최대에도 '-7%'…삼전 개미 '허탈' 반도체 '투톱' 레버리지 20%↓…상장가마저 무너졌다 구윤철 "레버리지 ETF 우려 알고 있다…보완책 협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급락하면서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12~13%가량 큰 폭으로 밀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해외로 이탈하는 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장 직후 반도체 대형주 상승세에 베팅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일주일 만에 3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지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부 상품은 상장 당시 기준가격마저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만2,000원(6.92%) 내린 2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4만2,000원(6.06%) 하락한 220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호재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오히려 실적 발표로 인해 상승 재료가 소진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 2일부터 전날까지 11% 상승했다.

반도체 대표주 약세는 고스란히 관련주 ETF가 직격탄을 맞았다. 단일종목레버리지 주가가 상장 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투자자들의 손실도 불어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대 하락 마감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14종의 낙폭은 그 2배인 12~13%에 달했다. 삼성전자 7종은 13%대, SK하이닉스 7종은 1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종목별로 보면 KODEX의 경우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장 대비 13.71% 내린 1만8,310원,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12.56% 떨어진 2만2,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TIGER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하락률은 각각 13.88%와 12.44%였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한때 1천7,100원까지 떨어지며 상장 이후 장중 최저가인 지난 2일 1만7,000원 다음으로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장중 저가가 1만9,685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1만6,645원으로 이날이 상장 후 3번째로 낮았다.



레버리지 상품은 적은 투자금으로 손실이 확대되는 '지렛대 효과'와 단일종목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수록 원금이 잠식되는 '음의 복리효과'로 인해 투자금이 녹아내릴 수 있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도 커지지만 반대로 하락할 경우 손실 폭도 그만큼 확대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 온라인 토론방에서는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네요. 무섭게 내려간다 진짜. 투자금이 계속 녹아내려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원금만 돌려줘요. -27%네요. 내일도 오늘만큼 빠질텐데 손절하는게 나을까요?""변동성만 키우는 레버리지는 상폐시켜야 한다" 등 공포를 호소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역대급 변동성이 이어지자 사방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뉴스레터 '마켓 A.M.'을 쓰는 스펜서 자카브는 6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 오징어게임이 될 위험'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 증시의 과열 양상을 진단했다.

WSJ은 지난 1년간 코스피가 165% 상승했지만 이 과정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험난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코스피가 하루 2% 이상 움직인 날은 77차례에 달했다. 같은 기간 S&P500이 2% 이상 변동한 날은 5차례에 불과했다.

WSJ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구조여서 주가가 하락하면 레버리지 ETF의 손실이 확대되고, 이를 해지하기 위한 매매가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면서 변동성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짚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적 요인으로 자리 잡은 만큼 정부와 금융당국도 제도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우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왝더독)'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례적으로 한국은행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급증한 빚투(빚내서 투자)가 국내 증시의 쏠림과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상품 출시 보름여 만인 지난달 18일 소비자경보를 발령했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드러누워서라도 막아야 했다"고 언급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과 관련 정부가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기 제도 도입 당시에는 외환·자본시장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함께 고려했으나 현재 제기되는 일부 문제점들을 어떻게 보완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지 내부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