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발 에너지 충격'에 무너진 금리 정석…유럽·일본 '긴축' 속 미 연준의 선택은? [글로벌 IB리포트]

입력 2026-07-0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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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IS HELL”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노던트러스트가 하반기 보고서에 던진 강렬한 한 줄의 경고다.

원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일시적 공급 충격은 중앙은행이 금리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통화정책의 정석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번엔 에너지 충격의 강도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각국 중앙은행들이 결국 오랜 정석을 깨고 매서운 긴축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추이 (올해 1월~7월)]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유럽이다. ECB는 지난 6월, 무려 2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중동전쟁 초기인 지난 3월만 해도 "이 정도 충격은 무시하고 간다"는 완고한 입장이었으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도무지 잡히지 않자 결국 입장을 선회해 긴축을 단행했다.



[일본은행(BOJ) 기준금리 추이 (올해 1월~7월)]

일본 역시 긴축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은행은 6월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0%로 전격 올렸다. 이는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과 일본이 정석을 깨고 매파로 돌변한 이유는 동일하다. 전쟁발 에너지 가격 충격이 가져올 후폭풍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는 판단이다.

<h3 data-path-to-node="12">美 '7월 금리 동결론' 급부상…속빈 강정 고용보고서가 발목 잡았다</h3>글로벌 인상 랠리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눈은 자연스럽게 '세계 경제의 사령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뜻밖에도 미국 현지에서는 '7월 금리 동결론'이 무서운 기세로 급부상 중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 성적표가 한마디로 겉만 멀쩡하고 속은 텅 빈 '속 빈 강정'이었기 때문이다.

<li>6월 신규 일자리 5만 7천 개 증가:시장 예상치였던 11만 3천 개의 딱 절반 수준에 그쳤다.

</li><li>월드컵 특수 실종:레저 및 숙박업 특수가 기대됐던 월드컵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 업종에서만 6만 1천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li><li>6월 실업률 4.3%에서 4.2%로 하락:표면적으로는 개선된 수치다.

</li>그러나 글로벌 투자은행 ING는 실업률 하락이라는 숫자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일자리를 구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구직 자체를 포기하고 노동시장을 이탈한 사람이 70만 명을 돌파하면서 생긴 통계적 착시라는 지적이다. 특히 핵심 경제활동 연령층의 참가율까지 급락해 내실은 훨씬 악화된 상태다.

애덤 사란 50파크인베스트먼트 CEO는 "이번 고용보고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고용 둔화로 인해 최소한 단기적으로 연준이 받는 금리 인상 압박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h3 data-path-to-node="18">CME 페드워치 "7월 동결 확률 78.1%" 압도적…인하 카드는 자취 감춰</h3>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나타난 월가의 시장 예측 그래프는 동결 쪽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다.



[CME FedWatch 7월 기준금리 전망 확률 (7월 5일 기준)]

일주일 전만 해도 70.1%였던 동결 확률이 고용 둔화 확인 이후 78.1%까지 치솟았다. 반면 금리 인하 기대감은 완전히 소멸됐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는 사실상 종료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사 대상 기관 10곳 중 9곳이 올해 인하 기대감을 공식적으로 접었다. 오히려 하반기 중 연준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는 매운맛 경고들이 쏟아지는 추세다.

<li>도이체방크:"연준, 인플레 대응해 하반기 중 2회 추가 인상 전망"

</li><li>뱅크오브아메리카(BofA):"노동시장 둔화에도 인플레 압력 여전, 올해 3회 추가 인상 단행할 것"

</li><li>씨티그룹:"첫 인하 시기 결국 백기 투항…당초 9월에서 10월로 한 달 연기, 이후 12월과 내년 1월 각 1회씩 인하"

</li><li>PGIM:"올해 매섭게 3회 추가 인상한 뒤, 내년에 경기 침체가 오면 고스란히 다시 내릴 것"이라는 독특한'지그재그 시나리오'제기

</li>이처럼 월가의 지배적인 시각은 '연내 인하 철회'와 '동결 장기화 또는 추가 인상'으로 압축된다. 다만 안슐 샤르마 새비웰스 CIO는 "이러한 긴축 기조 속에서도 향후 소비자가격지수(CPI) 물가까지 안정세를 보여준다면, 장기 성장성을 반영하는 기술주 중심의 증시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전의 시각을 제시했다.

<h3 data-path-to-node="27">굳게 닫힐 FOMC 회의실…연쇄 스피치 속 변동성 장세 예고</h3>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공개될 회의록 내용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4주 뒤 FOMC 방 문을 닫고 들어가 끝장 토론을 벌이겠다"며 정책 힌트를 철저히 숨긴 채 묘한 여운을 남긴 바 있다.



[주요 매크로 일정 및 하이라이트]

<li>7월 7일: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공개 연설

</li><li>7월 9일 새벽: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전격 공개(케빈 워시 의장 주재 첫 FOMC 구체적 논의 파악 기회)

</li><li>7월 9일: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공개 연설

</li><li>7월 10일: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공개 연설

</li>문을 닫고 들어갈 연준의 회의실 안에서 과연 '동결 장기화'와 '추가 인상' 중 어느 쪽의 무게추가 더 무겁게 다뤄질지, 전 세계 자본시장의 이목이 이번 주 연준 인사들의 입에 집중되고 있다.

박지원 외신 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