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7월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시장 주도주로 떠오른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를 좌우할 주요 이벤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지목되면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는 6일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2026년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3곳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각각 172조6778억원, 84조5994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31.6%, 영업이익 1709.2% 이상 폭증한 수치다. 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84조5,994억원, 64조4,448억원이다. 일회성 비용이나 성과급 충당금이 반영되기 전 영업이익은 약 10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보다 각각 약 45%, 65% 상승한 것으로 추산한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와 가격 프리미엄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분석된다.
압도적 실적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둔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 소식에 시장에서는 '반도체 수요가 정점을 찍었다'는 피크아웃 우려와 AI 거품론이 터져나왔다. 업계는 이런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메타의 전략은 투자를 줄이겠다가 아니라, AI 인프라로 돈을 벌어 다시 AI 인프라에 투자하겠다는 것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놨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메모리 업체들과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하고 있고, AI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도 이어지면서 메모리 수요가 당분간 견조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최소 내년, 길게는 내후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에 약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는 것도 장기적인 수요 확대를 전제로 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과 관련 "기흥, 화성, 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할 2분기 실적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갈수록 가팔라진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DS부문 영업이익만 80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이전 분기 대비 각각 40%대 중반, 60%대 중반 상승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 급증과 그로 인한 범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제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라며 “공급 부족은 최소 2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99조원(성과급 충당금 미반영 기준)을 제시한 증권사가 있어 100조원을 넘어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2분기 실적 시즌이 메모리 사이클 재평가의 방향을 가르는 분기점으로 실적 발표를 통해 공개될 각 메모리 사업자의 장기공급 계약 형태와 규모, 주요 메모리사의 공급 제약 상황 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분기 실적의 최대 변수는 삼성전자의 막대한 성과급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합의를 통해 반도체(DS) 부문에 기존 성과급 외에 영업이익 중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상여금 지급을 위한 충당금을 분기별로 회계처리해왔다. 노사 협상이 장기화하며 1분기에는 충당금 적립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상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적립금 규모는 19조~25조원에 이른다.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 역시 가파른 성장세가 점쳐진다. SK하이닉스의 2·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각각 84조5,746억원, 64조7,9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0.42%, 603.33% 오른 수치다. 전망치가 현실화될 경우 예상 영업이익률은 76.6%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4분기 실적 전망치를 합치면 매출은 258조4390억원, 영업이익은 149조8461억원이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치솟으면서 분기 영업이익만 1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이 경우 양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하게 된다. 두 기업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메모리를 발판 삼아 한국 산업의 이익 지형을 새로 쓰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역시 국내외 증시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주요 이벤트다. 발행 규모는 약 45조 5000억원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약 2.5%다. HSBC증권은 지난달 26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9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높이며 "SK하이닉스는 ADR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이전 대비 20%의 프리미엄을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경쟁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