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자 국내 증시가 하루에만 10%씩 오르내리는 날이 반복되면서 '롤러코스피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방어주 위주의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제언을 내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건수는 총 2만9357건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증시가 휘청였던 2020년 상반기(2만4401건)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장치인 VI는 일시적으로 개별 종목 주가가 급변하면 발동하며, 해당 종목은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된다.
상반기 코스피 변동성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 코스피 일중변동률은 3.30%로 나타났다.
일중 변동률은 당일 지수의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고가와 저가의 평균치'로 나눈 값으로 당일 지수의 평균값 대비 변동 폭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위·아래로 크게 움직일수록 값은 커진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주 중심의 증시 급등세 속 '불장'에 탑승하려는 추격 매수세와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동시에 출현하며 증시가 출렁인 영향이다. 또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등이 맞물린 점도 변동성을 키운 요소다.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시장 경보 중 최고 단계인 투자위험 종목도 대폭 늘어났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장경보 제도상 투자위험 종목 지정 건수는 총 43건으로, 이는 지난해 상반기 투자위험 종목 지정건수(2건)의 20배에 달하는 수치다.
투자경고 종목은 지정 후 추가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거래가 정지될 수 있으며 투자위험 종목은 지정 당일 1일간 거래가 정지된다. 상반기 투자경고 종목 지정건수도 379건으로 작년 동기(35건)의 10배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이번주 예정된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의 주요 이벤트로 시선을 옮기는 모습이다.
오는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10일에는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미국예탁증서(ADR)를 상장한다. 삼성전자 실적이 향후 추세적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로 7,300~9,900을 제시했다. 포트폴리오 전략은 '응축 유지'로 제시했다. 핵심 자산은 반도체와 AI 인프라로 비반도체 업종은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선과 기계는 2027~2028년 이익 추정치 상향과 수주 가시성이 함께 확인돼야 하고, 방산·우주는 광의의 상사·자본재로 묶기보다 별도 바스켓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책·퀄리티 업종으로는 보험, 지주, 증권, 은행 일부가 거론됐다
노 연구원은 "관건은 7~8월 실적 시즌으로 현재 1차 촉매는 오는 7일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이라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면 메모리 업황 강세 신호로 작용하며 매도 심리를 보유 또는 추격 매수로 전환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변동성 장세에서 방어주 위주의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주장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매도 압력에 노출돼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방어 업종 비중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며 "시장금리도 높아진 가운데 금리 저항력이 강한 업종인 은행·보험 등 금융주에 관심이 필요하며, 인바운드 소비와 관련된 화장품·유통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