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냐 '친중'이냐 물었더니…민심 '팽팽'

입력 2026-07-03 12:47
수정 2026-07-03 12:49
유럽인들 대상 여론조사 '온도차' 서유럽 '친중', 동유럽 '친미' 기울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나라와 더 가까워져야 하는지를 묻는 조사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별 응답이 크게 엇갈렸다. 러시아 안보 위협을 크게 느끼는 동유럽은 친미 성향이, 서유럽은 친중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온라인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여론조사 업체 '퍼블릭 퍼스트'가 지난달 6일부터 22일까지 EU 회원국 24개국 성인 2만3천9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조사는 국가별로 약 1천명을 표본으로 선정해 연령과 성별, 지역, 교육 수준 등을 반영한 가중치를 적용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국가별 ±3.0∼3.6%p였다.

응답자들은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위험이 있더라도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이하 '친미'로 표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위험이 있더라도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이하 '친중'으로 표시), "모르겠다"(이하 '모름'으로 표시) 등 3개 중 1개 입장을 골랐다.

조사 결과 슬로베니아, 스페인, 불가리아, 그리스 등 4개국에서는 '친중' 입장이, 폴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 5개국에서는 '친미' 입장이 확실히 우세했다.

3개 입장 중 '모름' 응답이 가장 많았던 나라 중 오스트리아, 벨기에,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등 4개국에서는 '친중'이 '친미'보다 우세했고, 핀란드, 체코, 라트비아, 스웨덴 등 4개국에서는 '친미'가 '친중'보다 우세했다.

아일랜드, 포르투갈,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크로아티아 등 7개국에서는 '친중'과 '친미'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똑같이 갈렸다.

지역별로 보면 러시아의 안보 위협을 크게 느끼는 동유럽 국가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고, 상대적으로 그런 위협이 덜한 서유럽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조사 결과가 정치·무역 갈등 속에서 EU가 외교적 균형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유럽에서는 미국을 과거처럼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약해졌다고 폭리티코는 지적했다. 또 중국 의존도 축소는 바람직하지만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EU 시민들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