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종목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상반기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반도체 종목들이 이날 급락하면서 AI 종목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96포인트(-0.03%) 내린 52,305.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13포인트(-0.22%) 내린 7,483.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73.69포인트(-0.66%) 내린 26,040.03에 각각 장을 마쳤다.
AI 업종 낙관론에 힘입어 지난 2분기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5%, 21% 상승, 6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반기를 마감했지만 이날 뉴욕증시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급등했던 반도체종목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6.27%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80% 넘게 치솟은 반도체 종목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다. 올해 상반기 약 250% 상승한 마이크론은 이날 10.39% 급락했고, 850% 이상 상승한 샌디스크 역시 10% 이상 하락 마감했다. AI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와 브로트컴과 각각 1.3%, 2.2% 내렸다.
반면 대형 기술주와 경기 민감주에는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체 지수의 낙폭을 방어했다. 메타플랫폼스는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로 커진 비용 부담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바꾸겠다는 시도를 선언하자 매출 증대 기대에 주가는 8.81%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도 각각 3.02%, 1.73%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AI 관련주의 차익실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이번 조정은 추세적인 하락보다 업종 간 순환매로 보고 있다. 제프 킬버그 미 투자사 KKM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술주 차익실현 자금이 다우지수의 전통 우량주로 직접 유입되며 대순환 거래가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매우 건강한 신호로 4년째 이어지는 강세장 상승 기반이 더욱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주목하고 있다. 워시 의장은 이날 포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위험이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는 여전히 너무 높다"며 연준의 2% 물가 목표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준의 인플레 목표치는 2%다. 연준이 물가 지표의 핵심으로 여기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해 3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시장의 시선은 2일 발표되는 6월 고용보고서에 쏠리고 있다. 민간에서 나온 6월 고용 수치는 9만 8000명 증가(계절 조정 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월의 12만 2000명보다 감소한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인 11만 명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워시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올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LSEG 집계 기준으로는 여전히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