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서 '97조' 쓸어담은 개미…그 많은 돈 어디서 나왔나 보니

입력 2026-07-01 08:27
수정 2026-07-01 09:21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거의 100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돈을 국장에 쏟았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개인들이 국내 증시에 투입한 순매수 자금은 총 97조4천억원에 달한다.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6조8천억원어치 사들였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7조1천억원 순매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는 47조7천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개인 자금의 원천에 대해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개인 소득 증가 및 투자 확대 ▲개인 금융자산 재배분 ▲부채조달 등으로 분석했다.

이에 "투자금 원천은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가운데 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 국내 증시 중심의 투자 리밸런싱(재배분) 효과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김재우 연구원은 "올해 연간 소득증가율을 4.0%, 가계 가처분 소득 중 소비로 쓰지 않고 남는 비율인 저축률을 9.0%(2025년 하반기부터 3개 분기 평균 9.1% 감안)"로 가정했다.

이를 토대로 5월까지 총 저축금액을 98조9천억원(올해 5월까지 늘어난 소득 X 저축률)으로 추산하고, "이 중 40%가 국내 주식에 배분됐다"고 가정했다. 40%에 근거한 개인 순매수 금액 증가분이 39조5천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 배분 40%에 대해서는 "2020년∼2024년 금융자산 내 금융투자 상품 비중이 25% 안팎이었다"며 "보수적으로 운용돼 온 퇴직연금(DC+IRP형) 내 실적 배당형 비중이 증권사 기준으로 최근 50%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신규 소득 투자에 있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졌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신규 저축 중 40% 국내 주식 투자 가정은 과도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가계 금융자산의 변화에 대해서는 "은행 가계 예금이 지난해 17조1천억원 증가에서 올해 4조4천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확연히 둔화했고,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총수신은 같은 기간 12조4천억원 순증에서 13조5천억원 감소로 급격히 전환됐다"며 "이들 수신만으로도 38조7천억원의 변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비 은행 수신 증가폭이 줄고, 비은행 기관의 수신이 감소로 전환한 것을 국내 증시로 자금이 이동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024년 기준 가계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중 현금 및 예금 비중이 46.3%, 보험 및 연금이 28.9%, 주식을 포함한 금융투자 상품은 24.0%였다.

김 연구원은 "이 중 안전성은 높지만 수익률이 낮은 예금과 보험 등의 자산과 지난해 상반기까지 금융투자상품 중 비중이 빠르게 높아졌던 해외주식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국내 주식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개인 순매수가 빠르게 늘어났을 여지도 크다"고 봤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투자액은 13조원으로 추산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공여 금액이 5월말 기준 38조원으로 연초 대비 10조6천억원 증가했고, 가계대출이 2조4천억원 늘어났다는 것이다.

"신용공여 금액 수준만 놓고 보면 역사적으로 최고 수준이지만, 올해 상반기 중 증시 상승을 견인한 개인 순매수 증가를 증권사 신용공여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정을 통해 추산한 머니무브 원천금액은 총 89조2천억원으로, 실제 5월까지의 개인 순매수의 91.6%가량을 설명 가능하다고 봤다.

5월까지 국내증시 복귀계좌(RIA)로 유입된 자금 2조1천억원도 개인 순매수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부동산 매각 자금이 국내 증시로 많이 이동했을 가능성은 낮게 봤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 매각 대금을 주식 투자에 활용했을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가계 입장에서는 주택 매도-매수자간 주식 순매수 중 일부가 서로 상쇄되고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수자로서는 다른 자산을 매각해 주택 매수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 개인 매수 자금 여력이 떨어지면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증시로 머니무브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17.1% 증가해 기업 실적 개선이 가계 소득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퇴직연금도 머니 무브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퇴직연금 지속 성장과 추가 리밸런싱에 따른 증시 기여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김 연구원은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