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보다 더하네"...'코스피 최대 150배' 선물 확산

입력 2026-07-01 07:02


한국 증시에 수십 배 이상 레버리지를 걸 수 있는 초(超)고위험 선물이 최근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도체 주가 급등락에 따라 코스피가 연일 출렁이는 가운데 지난달 하순부터 고위험 선물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쿠코인은 지난달 24일부터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KORU'에 최대 20배 레버리지 투자할 수 있는 무기한 선물을 거래 지원(상장)했다.

이 거래소는 사실상 불법 업체로 금융위원회가 미신고 거래소로 분류해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같은 날 OKX, 바이비트 등 해외 주요 거래소들도 KORU에 20배씩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최근 들어 코스피 변동성에 올라탄 투기성 상품이 급속히 퍼졌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지난달 2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에 각 20배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선물을 상장한 것이 신호탄이 됐다.

투자자 호응이 크자 지난달 22일에는 KORU 20배 선물을 출시했다. 나흘 뒤에는 50배 선물까지 추가로 내놨다. 코스피 등락에 최대 150배 레버리지를 걸 수 있는 상품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22일 비트겟, MEXC, XT, 비트마트 등의 해외 거래소들도 KORU의 10∼20배 레버리지 투자 상품을 경쟁적으로 상장했다. MEXC, XT, 비트마트도 금융위가 수사 의뢰한 미신고 거래소들이다.

KORU는 지난달 22일 장중 1천111달러까지 올랐다가 이튿날 700달러까지 폭락했다. 코스피가 9.99% 급락하자 3배 레버리지 ETF도 단 하루 만에 40% 가까이 추락한 것이다.

당일 여기에 롱 레버리지를 걸었다면 즉시 청산을 했을 수 있다.

이렇게 위험성이 큰 데도 내국인에 대한 투자 제한이 따로 없다.

원화 입출금 계좌가 있다면 업비트, 빗썸 같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USDT)를 구매하고 이를 해외 거래소로 옮겨 고위험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고위험 상품에 수조 원에 달하는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도 상당하다.

글로벌 차트 분석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KORU 선물 거래량은 거래 지원이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13억5천531만달러(약 2조 1천57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규제 권한이 없다며 손을 쓰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헤지를 위해 현·선물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면서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레버리지 선물을 매매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