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기흥·구리 '삼중 규제'…'뒷북' 지적 속 풍선효과 우려

입력 2026-06-30 11:31


정부가 최근 집값이 급등한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지정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과열 진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규제 시행이 다소 늦어졌다는 지적과 함께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조치로 수도권 '삼중 규제' 지역은 지난해 10·15대책에서 지정된 서울 25개 구와 경기도 12곳에 동탄·기흥·구리가 추가되면서 총 40곳으로 늘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력은 7월5일부터 발생한다.

정부가 이들 지역을 규제 대상으로 추가 지정한 것은 지난해 10·15대책 이후 비규제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한 데다 반도체 기업의 고액 성과급 지급,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 확충과 각종 개발사업 기대감이 더해지며 집값이 단기간에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규제지역 지정 정량요건 가운데 조정대상지역은 직전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경우, 투기과열지구는 1.5배를 초과하는 필수요건을 충족한 곳 가운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하는데 이들 3곳은 최근 연속해서 이 기준을 뛰어넘었다.

특히 동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과 GTX 등 교통 호재가 맞물리며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올해 2월 월간 상승률은 0.78%였지만 3월 1.10%, 4월 1.13%,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협상이 마무리된 지난달에는 1.57%까지 확대됐다. 이달 셋째 주 주간 상승률도 2.2%를 기록했고, 집주인의 계약 해제 요구도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30일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고, 최근 몇달간 급등했던 신축·역세권 단지일수록 매수 심리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거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할 가능성이 커 과열 진정에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최근 급격한 집값 상승세를 진정시키고 실수요자 중심 시장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규제지역은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단기적 시장 냉각이 불가피하고 가격 상승세도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현지 중개업계도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가 감소하면서 거래가 위축되고 일부 급매물이 나오면 가격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가격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동탄과 기흥은 반도체 산업 성장 기대와 GTX-A, 분당선, 용인 플랫폼시티 등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고, 구리 역시 서울 접근성과 역세권 개발 기대가 남아 있어 실수요 기반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만큼 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 매수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들 3개 지역이 작년 10·15 대책의 풍선효과로 가격이 오른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 조치 이후 수요가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리에 인접한 남양주 다산·별내신도시를 비롯해 수원시 권선구, 화성시 병점구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뒷북 규제'라는 비판도 제기한다. 지난해 말부터 이들 지역의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수억원씩 오르며 갭투자가 확대됐지만 규제지역 지정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선거와 각종 정책 발표 일정 등을 고려해 지정 시기가 미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6개월마다 열리는 규제지역 지정 유지 여부 심사가 이달 말로 예정돼 있어 신규 지정도 이 일정에 맞추면서 29일에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30일에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