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 원·달러 환율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26-06-29 15:04


지난 6월 24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2026 연례 시장분류 리뷰’ 결과가 발표됐다. 관심이 됐던 것은 우리가 선진국 예비 명단에 재진입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재진입했다면 1년 후에는 선진국 지수까지 편입하고 2028년에는 마무리한다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계획이다.

우리는 국민소득, 무역 규모, 시가총액 등으로 평가하는 하드웨어 위상은 선진국에 진입된 지 오래됐다. 포트폴리오 위상도 다우, S&P, FTSE의 평가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에 선진국 지수에 편입됐다. 같은 무렵인 2008년에는 MSCI의 예비 명단에 진입해 관행대로 라면 2020년에는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MSCI가 요구하는 상시 환전 제한, 원화 태환성 부족, 외국인 등록제와 공매도 차별, 시장 접근성 역차별, 상시적인 투자자 관계(IR)를 영문자료 미비 등의 해결이 지연되면서 선진국 지수 편입이 계속 미뤄졌다. 설상가상으로 2014년에는 부정부패 문제까지 겹치면서 선진국 예비 명단까지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드웨어 위상 평가에서 한번 탈락한 지위를 다시 찾을 확률이 희박하다는 차원에서 2026년 세계은행은 ‘중진국 함정(MIT·Middle Income Trap)’을 제시했다. 아르헨티나와 필리핀이 대표적인 국가다. 우리도 1인당 소득 3만 달러 진입을 앞두고 이 함정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논쟁이 거세게 벌어졌다.

포트폴리오 위상 평가에서는 낙인효과까지 겹쳐 더 어렵다. MSCI 연례 시장분류 리뷰 결과를 토대로 탈락한 지위를 재회복하기까지 낙인효과 비용을 산출하면 순조롭게 진행될 때보다 2배 이상 치러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시간은 더 걸린다. 우리의 경우 작년까지 11년이 지났지만 재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6월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전담팀(T/F)을 만들어 매년 연례 평가에서 ‘탈락’이라는 악순환 고리를 끊고자 노력해 왔다. 성과도 있었다. 올해 평가를 앞둔 시점에서 외형상으로는 MSCI에서 요구하는 제도 개선은 대부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선행 격인 세계 채권 지수(WGBI) 선진국 지수 편입도 지난 4월에 이뤄졌다.

궁금한 것은 대부분 지수 평가에서 우리의 포트폴리오 지위가 선진국에 편입됐는데 유독 MSCI에서만 신흥국에 머물러 있느냐 하는 점이다. MSCI 평가가 잘못됐다거나 아예 무시해 버리자는 의견까지 나온다. 하지만 MSCI 지수의 영향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국수주의적인 발상이다. MSCI 지수의 영향력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FTSE를 비롯한 대부분 시장분류 기관은 하드웨어 위상을 중시해 평가한다. 하지만 MSCI는 ‘미필적 고의(dolus eventualis)’도 함께 고려한다. 제도상으로는 요구조건을 충족하더라도 느끼지 못하면 개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 시장분류 리뷰와 앞서 발표됐던 시장접근성 리뷰에서 한국이 근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바로 이 점이었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면 최소 50조원에서 많게는 100조원까지 들어올 것이라는 시각도 경계해야 한다. MSCI 지수 추종 자금의 궁극적 목적은 한국에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경제 기초 여건 개선과 함께 약속된 사항이 체질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방법과 평가를 달리해야 한다. 외국인이 약속한 요구조건을 피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상시적인 투자자 관계(IR) 활동이 필요하다. WGBI 선진국 지수 편입 이후 2개월 기간에서 보여주듯이 돈을 벌 수 있는 경제 여건이 뒤따라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이후에도 추종 비율대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문제는 올해도 MSCI 선진국 예비 명단 진입에 실패함에 따라 과연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달 이후 1500원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외환 당국이 서둘러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외환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특정국 통화 가치의 결정 요인인 머큐리(mecury·펀더멘털)과 마스(mars·정책) 여건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은 하락해야 한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1.7%를 기록해 미국의 0.5%보다 세 배 이상 높다. 올해 연간 성장률도 세계 3대 예측기관의 평균치가 2.6%에 달해 미국의 2.0%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화 유동성도 풍부하다. 올해 들어 경상수지흑자가 4월까지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2000억 달러 이상의 경상수지흑자 추세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 보유고도 최광의 개념인 캡티윤 방식에 의해 추정한 적정 규모보다 많다. 경상거래 면에서 외화 유량(flow)과 저량(stock)이 모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우리 외환 당국의 원·달러 환율이 하락 의지도 강하다. 당장 이달부터 시작되는 대미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도 원화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정국 통화 가치의 적정성을 따지는 보편적인 잣대인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의 적정선은 1350원 내외로 추정된다.

최근에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원화 가치가 저평가된 것이 오랫동안 시정되지 않으면 환투기 세력이 개입할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30년 전 외환위기도 원화 가치의 저평가를 당시 외환 당국자가 “펀더멘털이 건전하다”는 이유로 방치하다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펀더멘털 여건이 괜찮은데 왜 원·달러 환율은 급등할까. 가장 큰 요인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거 이탈에 따른 불안감이다. 올들이 외국인 자금의 순매도 규모는 13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주가 상승세가 빨라졌던 지난 5월 7일 이후 불과 한달 반 만에 70조원이 넘는다.

외환위기 때와 다른 것은 외국인 자금의 대거 이탈이 리밸런싱 성격이 짙은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외환 당국자가 파악하는 것처럼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하면 멈출 것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 안이한 판단이다. 스페이스 X를 시작으로 오픈 AI, 앤스로픽 등 메가 3 기업의 공개(IPO)로 세계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IPO 메가 3 기업의 공모 금액만 따지더라도 최소 2천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은 이달부터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가 지급준비금 관리 매입(RMP)을 축소하는 등 유동성 조절 정책은 긴축 기조로 돌아섰다. 결국 시장에서 기존 투자자산을 회수해 조달해야 한다.



시장에서 IPO 메가 3 기업의 공모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증시 내(intra)에서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과 같은 수익이 많이 난 종목을 차익 실현해 마련하는 방안이다. 소외 종목을 손절매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으나 공모 금액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다. 다른 하나는 코인, 귀금속 등을 팔아 조달하는 시장 간(inter) 방안이다.

결국 이번에는 자본거래가 문제다. 일단 리밸런싱이 끝나면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는 외환 당국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친증시 정책도 특정 종목 중심의 불균형 전략에서 코스닥, 비상장 종목으로 펼치는 균형 전략이 시급하다. 한·미 간 금리차 축소가 한계가 있는 만큼 ‘달러 유입 촉진·유출 억제’ 쪽으로 외환 규제와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