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마지막"…'인생샷' 열풍에 제주 바다 '초비상'

입력 2026-06-28 15:27




제주지역 12개 지정 해수욕장이 모두 개장하며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된 가운데 연안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항·포구 물놀이가 전면 금지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마지막 포구 다이빙' 열풍까지 번져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에는 "항·포구 물놀이 금지 국회 통과…올여름이 마지막!" 등의 문구와 함께 제주 유명 항·포구에서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기는 영상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일부 게시물은 조회 수가 수만 회를 기록했고, 물때 시간까지 안내하며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는 국회가 어촌·어항법을 개정해 내년 4월부터 항·포구에서 수영과 다이빙, 스노클링 등 물놀이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최대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 시행을 앞두고 오히려 올해 '마지막 포구 물놀이'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안전사고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해수욕장 개장 전인 지난 주말에도 제주 바다에서는 10대와 60대 등 3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인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여름철(6∼9월) 제주 연안에서는 모두 260건의 사고가 발생해 404명이 구조되거나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47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는 해안가에서 67건으로 가장 많았고, 항·포구 52건, 갯바위 36건, 해수욕장 17건, 테트라포드 11건, 방파제 11건 순이었다.

사망자는 항·포구가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해안가 12명, 갯바위 5명, 테트라포드 4명, 해수욕장 3명 순이었다.

연안사고 사망자 세 명 중 한 명 가량이 항·포구에서 발생한 셈이다.

사고 유형도 익수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5년간 익수사고는 179건으로 전체의 68.8%를 차지했고, 사망자는 44명으로 전체 인명피해의 93.6%에 달했다. 특히 수영과 스노클링, 다이빙 중에 발생한 수상형 익수사고는 90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망자도 27명에 이르렀다.

구명조끼 착용률은 매우 낮았다. 피해자 404명 가운데 구명조끼를 착용한 사람은 103명으로 25%에 그쳤고, 사망자 47명 중 착용자는 단 3명(6.4%)뿐이었다.

항·포구 다이빙은 사망뿐 아니라 평생 장애를 남길 수 있는 중증 외상으로도 이어진다.

지난해 제주한라병원 연구팀 조사 결과 최근 9년간 경추 외상 환자 353명 중 34명(9.6%)이 수심 1.5m 이하 얕은 물에서 다이빙을 하다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대부분은 7∼8월 발생했고 평균 연령은 30.6세, 남성이 97.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실제로 2024년 6월 제주시 한림읍 월령포구에서는 50대 남성이 다이빙하다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사지가 마비되는 중상을 입었고, 같은 해 7월에는 제주시 함덕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술을 마신 20대가 수심 1m에 불과한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숨졌다.

전문가들은 수심과 물때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뛰어들거나, SNS 촬영이나 이른바 '인생샷'을 위해 안전장비 없이 입수하는 행동이 사고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안류 또한 해마다 반복되는 위협이다. 이안류(離岸流)는 해안으로 밀려온 바닷물이 좁은 물길을 따라 다시 먼바다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현상이다. 일명 '역파도'로도 불리며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순식간에 먼바다로 떠밀릴 수 있다.

2024년 8월 표선해수욕장 인근 소금막해변에서는 스노클링하던 관광객 6명이 이안류에 휩쓸려 1명이 숨졌고, 2023년 6월에는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20대 관광객 1명이 이안류로 목숨을 잃었다.

특히 중문색달해수욕장은 제주에서 이안류 위험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제주도와 해경, 소방은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12개 지정 해수욕장에 민간안전요원 276명과 119시민수상구조대를 배치해 '3무(無) 해수욕장' 운영에 나섰다.

해경은 최근 관계기관 합동 협의회를 열어 항·포구 다이빙 사고와 비지정 해변 스노클링 사고 예방 대책을 논의했고, 중문색달해수욕장 이안류 대응 훈련과 판포포구 드론 인명구조 훈련도 실시했다.

제주소방안전본부도 지난 25일 여름철 수난사고 주의보를 발령하고 물놀이 관리지역 53곳 예방순찰과 사고위험지역 안전관리, 12개 지정 해수욕장 119시민수상구조대 운영 등 여름철 대응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