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살펴보며 한국 증시 투자아이디어까지 찾는 마켓 무버입니다.
간밤 나온 경제지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 확정치가 전기대비 연율 2.1%로 나왔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땅이 넓어 나라 안의 생산을 제대로 집계하는 데에(엄밀히 말하면 집계라기보다는 추계라고 해야겠습니다) 시간이 걸려서 GDP 성장률을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세 번에 걸쳐 발표하는데요. 이번에 나온 GDP 확정치는 직전에 나온 잠정치 대비 0.5% 높아졌습니다.
GDP 증가율은 흔히 경제성장률이라고 하지요. 계산방식 상 해외 수입이 줄어들면 GDP 증가율은 높아지는데, 이것이 이번 미국 1분기 GDP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높아진 요인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1분기에 직전까지 알고 있었던 것보다 해외에서 물건을 덜 사온 거지요.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데이터도 나왔습니다. 뉴스 헤드라인에는 '미국 물가상승률, 약 3년만에 최대폭 상승'이라는 문장이 빠지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이번에 나온 데이터는 오히려 미국의 물가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안도를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미 장기 국채 수익률 하락 등으로 시장에 반영이 되었고요.
이번에 나온 PCE 상승률은 전년 대비 4.1%, 전월 대비로는 0.3%입니다. 전월비로는 시장 전망을 하회하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고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이후 유가가 내려가고 있는 것이 앞으로 반영될 테니, 적어도 물가 데이터는 시장에 걱정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미 증시 3대 지수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는 강보합권에서 마감한 가운데 나스닥 지수는 4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섹터 간 엇갈림이 컸습니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15.74%, 샌디스크는 21.97% 올랐지만 애플은 6.12%, 마이크로소프트는 3.46% 하락했습니다. 메모리 공급난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진 뒤 나온 흐름입니다.
999달러였던 애플 아이패드 프로 가격이 1,199 달러로 20% 올랐습니다. 아이패드, 아이폰에 들어가는 메모리 가격이 너무 올라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애플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마이크론의 급등 속 하락한 간밤 미 증시의 모습을 설명하는 단적인 장면이 됐습니다. 이제 시장은 새로운 질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급자인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대단할 실적이, 반도체를 사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다른 기업들, 즉 수요자들에겐 역으로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그래서 실물경제엔 얼마나 부담으로 작용할지. 정확히는 결국 최종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견딜 수 있는지가 되겠습니다.
가까운 과거에도 이런 걱정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코로나 시대 때는 많은 후폭풍 속에서도 소비지출이 인플레에 꺾이지 않으며 미국 기업들의 호실적에 기여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싸진 제품 사줬으니, 결국 기업들에 들어오는 돈이 더 늘어났었다는 뜻이죠.
메모리발 인플레이션, 칩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기사에 올리는 것이 아직 섣부를 수 도 있겠습니다만, 이번에는 어떨까가 미국 투자심리를 움직였다고 보아야겠습니다. 관련해서 생각해 볼 지점이 크게 두 가지는 있을 겁니다.
하나는 오르는 가격만큼 사람들이 사줄까, 혹은 살 여력이 있나 하는 점일 겁니다.
오늘 나온 경제 지표를 잘 들여다보면 미국인들의 소득이 0.7% 증가하면서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했고 또 미국인들의 임금도 0.4%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처분 소득도 한 달 전보다 0.7% 늘었습니다.
그동안 물가가 너무 올라서 미국인들의 소비력에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 물가가 오르더라도 미국인들의 소비가 그만큼 받쳐주며 인플레이션을 흡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겠고요.
시장이 검증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질문은 비싸진 반도체를 이용하는 투자만큼 AI 기업들이 돈을 벌 수 있느냐 하는 점이겠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의 최신 버전은 간밤 나온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입니다. 리서치 회사 익스포텐셜 부의 조사를 인용한 이 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기업들의 AI 매출이 25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돈은 데이터 센터와 AI 칩을 구매하면서 발생하는 감가상각비 210억 달러보다 높은 수치이니, 조사가 올바르다면 AI 기업들은 2분기 연속 감가상각비보다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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