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임상 시험 전쟁…신약 빨라지는데, 한국은? [바이탈]

입력 2026-06-25 18:08
<앵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제약·바이오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임상 시험에 대한 규제를 대거 풀고 나선 겁니다.

산업부 김수진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김 기자. 최근 미 FDA가 임상시험 간소화를 위한 계획을 발표했죠?

<기자>

'오퍼레이션 트레일블레이저(Operation Trialblazer, 개척 작전)'란 이름의 계획입니다.

이 계획을 들여다보면 '규제 완화로 임상시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인다' 입니다.



행정·윤리심의 절차, 자료 제출 순서 조절, 단일 임상시험 인정 등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줄여서, 임상 1상에 드는 기간을 6개월~1년 이상 줄일 수 있게 했습니다.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다른 국가가 아닌' 미국에서 더 많이, 빠르게 임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신약 개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게 미국 정부 목적이죠.

실제로 현지시각 22일 로버트 케네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규제 완화 계획을 밝히며 "미국이 세계에서 신약을 개발하기 가장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임상시험을 통해 신약이 나오니, 임상 규제를 풀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건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원래는 미국이 신약 개발 관련 전세계 1위 아닌가요?

<기자>

현재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 부분도 있고, 아직 미국이 우위지만 중국이 거의 따라잡은 부분도 있습니다.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미국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거죠.

지난 12월의 미국 바이오 국가안보위원회 보고서를 보면요,

'중국이 체계적, 수직적으로 통합된 생명공학 생태계를 구축했다,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현재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 부분은 '시행 임상시험'의 규모입니다, 임상을 많이 할수록 적절한 약을 개발할 가능성도 높아지죠.



2024년 세계보건기구(WHO) 임상시험 등록 데이터인데요.

미국에 비해 중국이 약 1,100건 정도 많습니다.

전 세계 임상시험의 약 40%가 중국에서 진행되는 수준입니다.

중국이 미국보다 임상시험 수행 속도도 50% 이상 빠르고, 비용은 40% 이상 낮은 이유가 큽니다.(최신외국정책정보).

기업들 입장에선 임상이 빠르고 싸게 될 수록 이득이다보니, 수년간 바이오텍들이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임상을 시작하는 겁니다.



개발 중인 신약이 가장 많은 국가는 아직 미국이 1위지만, 2위인 중국이 계속 추격하는 모양새입니다.

2023년 기준 중국 신약 후보물질 점유율이 23%였는데, 올해 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30.5%로 미국과 차이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물론 FDA가 중국 임상 데이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적도 있지만, 이와 별개로 중국의 빠른 임상 속도는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겁니다.

<앵커>

미국은 이미 중국의 위협을 느끼고, 임상 절차를 간소화했는데 한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리나라도 임상 절차를 단축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최근 식약처는 신약 심사 체계를 개편, 420일이 걸리던 심사 프로세스를 오는 10월부터 240일로 단축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하지만 아직 국내 신약개발 기업들은 '갈 길이 멀다'는 입장입니다.

아직 단축 전인 심사를 겪은 기업들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심사 과정에서 추가 보완 요청이 반복되거나, 심사 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입니다.

예를 들어 신청 후 295일(종전의 심사 체계 기준)이면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중간에 추가로 자료 보완 요청이 여러 번 오면 1년을 훌쩍 넘기게 된다는 거죠.

물론 이번의 240일 단축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허가 신청 3개월 전부터 기업과 식약처가 함께 자료를 파악해 보완 요청을 최소화하도록 되어 있어 기대해 볼 만 합니다.

<앵커>

6% 수준인 국내 혁신 신약 후보물질 점유율을 더 키우려면 미국의 규제 완화같은 정책을 정부가 계속해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편집:조현정, CG:석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