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더위'로 신음하는 프랑스에서 대규모 정전까지 발생해 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폭염으로 인한 변전소 과열 사고가 발생해 북서부 피니스테르 지방에서만 약 6만8,000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프랑스 당국은 전날 밤 기준 전국 최대 10만6,000가구가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복구 팀이 밤샘 작업을 벌였으나 일러도 25일 자정은 돼야 전력망이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폭염 강도가 세졌지만 기존 인프라는 이 같은 극단적 기온을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아 정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는 한여름도 아닌 6월부터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극심한 더위에 냉방기기 품귀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는 지난 22일 하루에만 선풍기와 에어컨 약 3만대를 팔아 치웠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지난주 프랑스 내 냉방기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전기기사 티에리는 에어컨 설치 요청이 폭주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원래 공동주택에 에어컨을 달려면 주민총회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지금 주민들은 당장 숨이 넘어갈 지경이라 기다리려 하지 않는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FT에 따르면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여름철 폭염의 강도와 기간이 그리 심하지 않아 가정과 공공시설의 에어컨 설치율이 낮은 편이었지만, 최근 10여 년 사이 기후변화로 이상고온 현상이 크게 늘면서 에어컨에 대한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 다만 건강상 이유로 지나친 에어컨 사용이 감기를 부른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