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밥값인데…급식카드로 술·담배 산 부모

입력 2026-06-24 12:47


저소득층 아동의 식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급되는 급식카드가 부모의 술과 담배 구매, 생활비 대체 수단으로 사용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정부는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해 결제 제한 시스템과 관리 체계를 전면 강화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실시한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 실태 조사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3곳에서 급식카드로 술이나 담배를 구매한 사례가 확인됐다.

편의점의 경우 술·담배가 포함된 결제를 시스템상 차단할 수 있지만, 일반 마트는 시스템이 미비해 부정 사용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부모가 아동 명의 급식카드를 맡기고 일일 사용 한도만큼 허위 결제를 반복한 뒤 나중에 생필품 구매 등에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사용처 분석에서는 전체 발급 카드의 14% 이상이 학원, 미용실, 술집, 피시방 등 식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업종에서 1회 이상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에 쓰였을 가능성이 작은 심야(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에 결제한 금액도 전체 결제금액의 약 4.4%인 93억원에 달했다.

지자체가 복지정보 통합시스템 '행복e음'에 등록하지 않고 별도의 카드발급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결식아동의 사망·시설 입소 등 변동 사항이 반영되지 않는 등 운영상의 문제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아동이 숨지거나 학대 피해로 분리됐는데도 부모가 아동의 급식카드를 계속 사용한 일부 사례도 적발됐다.

정부는 개선 대책으로 일반 마트에도 품목별 결제 제한 기능을 도입하고 술집 등 목적 외 업종 이용과 심야 시간 결제를 제한하기로 했다.

또 지자체가 카드 발급 정보를 반드시 행복e음에 등록하도록 하고, 자격 변동 여부와 부정 사용 의심 사례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결식아동이 지원금을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로 잔액을 안내하는 등 이용 활성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