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 택배기사 필요 없다"…中 징둥 창업자의 파격 선언

입력 2026-06-23 18:53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JD.com)의 창업자가 자사 택배기사 70만명이 결국 로봇에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다른 빅테크 기업가들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의 노동시장 충격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 속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받고 있다.

23일 홍콩 성도일보와 중국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류창둥 징둥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은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국 CEO 포럼'에서 "미래에는 로봇이 모든 배송 업무를 하게 되며 택배기사는 전혀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류 의장은 이날 자사 블루칼라 노동자들에 대한 업무 전환 계획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나는 우리 70만 형제(택배기사)들이 밥그릇을 잃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며 "징둥은 이미 전국의 학교 120여곳과 계약을 맺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술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송 인력을 재교육해 로봇 보수·관리 업무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기계에 고장이 나면 결국 사람이 처리해야 한다"며 "비바람 속에서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육체노동에서 형제들을 데려와 기술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쿠팡처럼 자체 물류·배송망을 갖춘 징둥은 지난해 음식 배달업에도 진출해 전업 라이더 15만명과 정식 노동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획에 대해 거대 기업이 감원 대신 교육을 통해 시대 변화의 충격을 흡수하려는 시도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70만명 규모의 재교육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이 정도 규모의 선제적 노동력 재배치는 업계에서 아직 선례가 없다고 짚었다.

징둥의 계획은 중국 전체 노동시장의 구조적 전환과도 맞물린다. 중국신취업형태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긱이코노미 종사자(초단기 근로자)는 5년 전 2억명에서 올해 약 3억2,0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높은 청년실업률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중국에서 택배기사를 포함한 긱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 물결까지 시작될 경우 중국 경제 전반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