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50만 드론 전사 양성의 마중물 역할이 기대됐던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이 중국산 봐주기에 이어 참가팀과 심사위원 간 이해 충돌도 빚어지며 공정성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 관련기사: <한국경제TV 2026년 6월 23일자 [단독] “DJI 안 된다더니”…국산 대신 중국산 택했다 [의혹의 군 드론 사업 ①] https://n.news.naver.com/article/215/0001256242>
▲ 무늬뿐인 청렴서약서...불공정 심사 자처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국방부를 비롯한 5개의 정부 기관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의 운영 측이 이달 10일부터 12일까지 경기 포천 승진 훈련장에서 개최된 예선전 심사 위원으로 B 컨소시엄 소속 참가팀 P에서 4년 6개월 넘게 최고 기술 책임자(CTO) 부사장으로 근무한 I씨를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경제TV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평가관들은 물론 심사 위원들도 대회 예선 현장에서 청렴서약서를 작성했다. I씨도 마찬가지였다. 서약서에는 참가팀 또는 관련 업체와 사적 이해관계가 있어 평가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신고하겠다는 항목이 달려 있다. 또 대회 관련 정보도 전·중·후 불문하고 발설하지 않겠다는 조항도 담겨 있다.
그럼에도 P사 CTO 출신인 I씨는 예선 심사를 했고 심사를 마치고 개인 소셜미디어에 드론 기업들이 국책 과제를 수행하며 연구 개발한 기술이 당분간 군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이 증명됐다는 평가 후기 글도 작성해 게시했다. 이에 드론업계 관계자들은 청렴한 직무 수행을 통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서약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한 드론업계 관계자는 "현장에 있는 용역마저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며 심사 위원이면 기준이 더 엄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씨가 혹시나 P사 심사에서 배제됐더라도 운영 측이 참가팀 출신 CTO이자 부사장을 심사 위원으로 내세운 것만으로도 비판 받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 서면 힘주고 예선 힘빼고...거꾸로 심사
동시에 운영 측의 예선 심사 위원 선발 과정을 향한 질타도 쏟아지고 있다. 서면과 달리 예선은 어떤 심사 위원을 뽑아서 평가하겠다는 고지가 전무했는데 공교롭게 심사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공고문을 보면 운영 측은 예선 참가팀을 가르는 서면 심사 때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서 자격 요건 충족했는지 검토했고 민관군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 각 위원이 객관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가운데 개별로 평가하도록 했다. 반면 공고문에서 예선 심사안은 아예 빠져 있었다.
몇몇 심사 위원을 취재하니 이력서 제출 같은 통상적인 절차조차 밟지 않았는데 국방부와 감사원에 민원이 접수되고 관련 기사가 나오자 뒤늦게 심사 위원들의 이력 조회를 받는 중이다.
이해 충돌 여부를 놓고 잡음이 일었지만 대회 운영 측은 지난 15일 P사가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가게 됐다고 공지했다.
국가 수사 기관의 사이버 보안 자문위원들은 P사가 지난 2024년 북한이 배후로 있는 해커 그룹인 'APT37'의 피싱 공격(스피어 피싱)으로 대북 정보 수집 작전과 임무를 수행하는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MUAV) 핵심 기술들이 유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 관련기사: <한국경제TV 2024년 11월 20일자 [단독] “무인기 싹 털렸다”...국정원, 해킹 배후 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215/0001188559>
국산 기술 적용 규정을 어기고 중국산을 사용한 회사가 본선에 오른 데 이어 참가팀과 일부 심사 위원 간 이해관계도 추가로 파악된 것으로 정부의 군용 드론 산업 육성 취지에 반하는 행보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못’ 뜨고 합격...해경 납품 기체 추락 오명
또 다른 본선 진출사로 대표이사가 이번 대회의 주요 후원사인 국토교통부 소관 사단법인 한국드론기업연합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다른 P사를 향한 의혹도 확산되고 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해당 P사의 드론 일부는 이륙도 못했는데 본선행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 평가를 해야 기체를 못 띄운 곳이 본선에 가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부와 감사원에 제보된 민원서들에도 대회 예선이 P사를 보듯 정량이 아니라 정성으로 심사됐는지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드론·대드론 통합 TF 소속 전문 위원인 이기진 건양대학교 교수 겸 국방로봇웨어러블 센터장도 "드론이 이륙을 못한 것은 경쟁국들은 이미 연구 개발한 항재밍 같은 기술력이 떨어져서"라며 "이번에 여실히 드러난 사례를 기점으로 기술뿐만 아니라 평가에 성역도 없애 드론을 진정한 국방 안보 자산으로 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P사는 과거 해양경찰청에 1대에 1억 5,000만 원에 달하는 무인 헬기를 납품하기도 했다. 해당 헬기는 지난 2023년 기체 결함으로 추락한 적 있다. 공군에도 무인기를 공급하기 위해 수락 검사를 시행했는데 발전기에서 화재가 나 검사하던 현직 부사관이 다친 적도 있다.
▲ 중국산 쓴 A 컨소시엄 포함 전수 조사 실시
어제(23일) 한국경제TV의 [단독] “DJI 안 된다더니”…국산 대신 중국산 택했다 [의혹의 군 드론 사업 ①] 보도 이후 국방부는 즉각 후속 조치에 나섰고 국가안보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취재됐다.
특히 국방부는 23일 대회 예선 참가팀들의 중국산을 포함한 국산 기술 미적용 제품 사용 여부를 전수 조사하고 규정 위반이 드러나면 본선에서 떨어뜨리는 동시에 후순위 팀을 올리기로 했다. 자체 조사 결과 일부 참가팀이 규정을 어기고 외산을 썼던 것 사실이 적발되면서 해당 참가팀은 전부 불합격 처리됐고 나머지 팀들도 전수 조사를 받고 있다.
국방부는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의 브리핑룸 '사실은 이렇습니다'에 한국경제TV의 보도로 적발된 곳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본선에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기체 검사를 추가하며 대회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대회 예선에서 중국산을 쓴 A 컨소시엄 내 A사는 관련 보도 당일이었던 지난 22일 국군재정관리단이 발주한 총 293억 원 규모의 교육용 상용 드론 사업 1순위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A사가 지분을 든 또 다른 A사도 3순위로 정해지면서 상위 3곳 중 2곳이 A사의 관계사가 됐다. 올해 국방 예산 기준 교육용 상용 드론 사업비는 총 약 293억 원으로 사업자로 선정되는 3곳은 1만 1,265대의 드론을 3분의 1씩 만들어 군에 97억 원에 팔게 된다. 다만 교육용 상용 드론은 드론 공방전의 성적과 무관하게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이 국방부의 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