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MBK)와 김병주 MBK 회장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자단기사채(전단채) 피해자들이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등 자금 투입과 별도 보호재원 마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내고, 홈플러스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1,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을 전제로 MBK와 김 회장의 보증 등 책임 있는 조치를 다시 한 번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들은 지난 22일 김병주 회장의 실질적 자본 출연 및 후순위 채권자 보호를 요구했다.
이의환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공개서한을 내고 "자산가 순위에 오를 때는 부가 실재하지만, 책임을 요구받을 때는 그 부가 비현금성이라 사용할 수 없다는 김 회장의 논리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해 지배했으며, 홈플러스를 통해 수익과 평판, 금융적 성과를 누렸다면 그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먼저 손실을 부담하고 책임 있는 자구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 사회가 대주주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책임윤리"라고 주장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MBK와 김 회장이 홈플러스에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5,000억원에 대해서도 순수 현금 출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김 회장이 출연하겠다고 밝힌 사재 400억원 외 나머지 금액 대부분은 보증과 담보 제공, 기존 대출 이자 부담 방식이라는 이유에서다. 보증과 대출은 '책임 있는 자본 출연'이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DIP는 회생절차에서 기존 채권보다 우선 변제가 가능해 전단채 피해자에게는 변제 재원을 줄이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비대위는 MBK와 김 회장이 지원 내역을 날짜별로 공개하고, 순수 현금 출연 및 자본 직접 투입 계획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또 전단채 피해자를 위한 별도의 보호재원 마련과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업체가 참여하는 회생 방안 등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또 김 회장의 가족사까지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집행위원장은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김 회장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없고, 책임은 법원의 회생절차 안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장인인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은 산업을 세웠는데 그의 사위 김병주는 무엇을 남겼는지 역사가 묻게 될 것이며, 김 회장이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리츠 역시 MBK와 김 회장의 보증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메리츠는 주주와 후순위 채권자들의 반대, 법적 분쟁 가능성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 DIP 지원을 결정하고 에스크로 계좌에 자금을 예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는 담보권 행사 유예, 상거래채권 조기 변제 협조 등 채권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협조도 다해왔다고 강조했다.
메리츠 관계자는 "이처럼 중대한 결단에 있어 채권자가 MBK와 김병주 회장에게 요구하는 보증은 최대주주라면 반드시 수용해야 할 합리적이고도 최소한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메리츠는 MBK가 홈플러스의 회생 성공을 확신한다면 보증을 회피할 이유가 없고, 이는 최대주주라면 수용해야 할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또 MBK가 기업의 회생은 특정 채권자의 희생으로 이뤄질 수 없음을 직시하고 약 5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MBK가 이에 걸맞은 책임과 희생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