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DJI 안 된다더니”…국산 대신 중국산 택했다 [의혹의 군 드론 사업 ①]

입력 2026-06-23 06:00
드론 공방전 예선 중 특정 업체 특혜 국산 규정 불구 기체 검사 미실시 DJI 고글 포함 중국 제품 버젓이 사용 실격 아닌 본선행...범정부 지원 혜택
우리나라 군용 드론 산업 발전을 목표로 개최 중인 대회에서 국산 규정을 어기고 중국산으로 출전한 A 컨소시엄이 본선에 오르면서 운영자들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 규정 미준수인데...실격 처리 아닌 본선 진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국방부 등 5개의 정부 기관이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 운영 측은 이달 10일부터 12일까지 경기 포천 승진 훈련장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대회 규정 미준수로 실격 처리해야 하는 참가 기업들을 본선에 진출시켰다.

드론업계 관계자들은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은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서울 국제 항공 우주 및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ADEX)에서의 아이디어가 바탕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신산업 육성이라는 정부의 좋은 취지와 달리 짬짜미 논란이 불거져 아쉽다고 토로했다.

드론 공방전은 유럽과 중동에서의 연이은 전쟁 속에서 미래전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드론과 드론을 막는 대드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의 드론과 방어의 대드론 참가사들이 교전 시나리오에 따라 기술력을 겨루는 대회로 이번에 처음으로 진행되고 있다.

총 상금은 1억 5,200만 원에 불과하지만 서면 평가만 통과해도 총 25억 원 규모의 실증 시험 지원을, 수상 시 정부 공모 입찰 사업 참여 경우 가점 부여 같은 범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제공받게 된다.

이에 대부분의 참가사가 기술 국산화에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씩 투자하며 경쟁하는 중으로 수상을 넘어 앞으로 국가의 국방, 안보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 자칫하면 중국 드론으로 한국 드론 전사 양성



국방부는 안규백 국방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선언한 ‘50만 드론 전사 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만간 교육용 상용 드론을 양산할 3곳을 방산 최초로 복수 낙찰제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 국방 예산 기준 교육용 상용 드론 사업비는 총 약 293억 원으로 사업자로 선정되는 3곳은 1만 1,265대의 드론을 3분의 1씩 만들어 97억 원에 판매하게 된다.

한국경제TV가 입수한 관련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는 앞으로 5년간 3,417억 원가량을 들여 92,489대의 드론을 구매할 계획이다. 대드론은 5,364대로 4,826억 원 가까운 돈을 쏟을 방침이다.

대회 수상이 단기적으로는 1만 대 가까운 드론 사업에서, 장기적으로는 10만 대에 달하는 드론 사업에서 가점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우대를 받을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원산지 다르고 크기 다른데 기체 검사 전무

정부의 군용 드론 확산 기조를 따라 드론업계의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군 드론 카르텔’이 대회의 공정성을 훼손시키며 찬물을 끼얹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를 만나 취재하니 주최 측은 예선 기간 참가사들의 규정 준수 여부를 미확인한 채 평가를 했다. 취재로 확인된 미준수 사항은 드론 품목의 국산 기술 적용과 30cm 이상의 기체 크기, 2kg 무게의 모형탄 적재 여부 등이다.

규정은 대회에 참가하는 드론은 국내 기술 적용 제품으로 한정한다. 직구 제품처럼 참가팀이 직접 제작하지 않은 상용품과 완제품도 참가가 불가하다. 특히 중국산은 국산보다 한참 싸지만 군용은 국가 보안 저해나 기술 유출 등으로도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이번에도 제한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참가팀과 주최 측 간 통화 녹취본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본선행이 정해진 A 컨소시엄은 예선에서 중국 DJI의 상용품인 고글 완제품과 DJI의 카메라 모듈과 영상 전송 장치 혼합품(DJI O4 Air Unit Pro)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운영 요원들도 DJI를 쓴 A 컨소시엄뿐 아니라 사실상 모든 팀들이 기체 검사를 받지 않았다며 중국산에 대한 제재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기체의 크기는 30cm가 넘어야 하며 2kg 무게의 모형탄 적재를 원칙으로 하는데 몇몇 제품은 기준보다 크기도 작고 주최 측이 요구한 2kg의 모형탄도 싣지 못했다며 전부 실격 사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국방부가 발표한 예선 결과 A 컨소시엄은 오는 9월 본선에 가는 4팀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규정 위반이 공식화된다면 주최 측이 걸러내지 못해 규정을 지킨 경쟁사를 제치고 본선행 티켓을 쥐게 된 것이다.

올해 초에는 A 컨소시엄 중 A사가 지난 2월 드론쇼 코리아, DSK 2026에서도 드론의 주요 부품 100%가 국산화됐다고 홍보했지만 당시 부스에 배치된 주요 부품 대다수가 중국산이었다는 제보도 있었다.

▲ "특혜 또 있다"...국방부 민원에 감사원 조사도



더 큰 문제는 다른 방식으로 특혜를 본 팀이 더 있다는 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현 시점에서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지난 예선에서 심사가 공정했는지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방부에도 지난 예선전이 정량 평가가 아니라 정성 평가로 심사됐다며 부처 훈령에 따라 직권 감찰 조사와 특정 감사로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되면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도 비슷한 제보를 접수 받아 검토 중으로 곧 조사에 착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