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매매 회전율이 130%에 달하는 상황을 두고는 "도박판에서 수수료를 뜯는 모양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장은 22일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출시된 이후 시장 규모가 14조원을 돌파하는 등 급증하고 있다"며 "굉장히 위험한 투자라 소비자 경보를 계속 내고 있는데도 진정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가장 우려한 것은 두 가지다. 일단은 극심한 매매 회전율 문제다. 그는 "회전율이 130%인데 190%까지 본 적도 있다"며 "도박판에서 수수료를 뜯는 사람이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것처럼 플레이어는 실익이 없고 장을 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고 일갈했다. 증권사가 과도한 수수료 수익을 거두는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또 투자자의 일상이 훼손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 원장은 "실물 주식이 아니라 폐쇄된 공간에서 사고파는 일이 극심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는 한 하루 종일 이 상품에 매달려야 하는 삶이 된다. 삶을 피폐하게 하는 상품이 적절한지 출시 때부터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레버리지 상품 보유자의 92%가 개인투자자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기초자산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18%가량 하락할 때 레버리지 상품은 평균 37%까지 급락하며 고위험성이 실제로 확인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해외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공격적 투자 수요를 국내로 끌어오고 환율 안정 효과를 기대해 도입됐다. 이 원장은 "주식시장이 상당히 올라온 상황에서 우려를 많이 했는데, 그때 드러누웠어야 했나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급격한 외부 충격 완화를 위해 미수·신용 거래 단계별 규제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