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이 다큐였네"…한 학교서 48명 '도박' 고백

입력 2026-06-22 10:55


경찰청이 한 달 동안 운영한 청소년 사이버 도박 자진신고 제도에 294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교에서는 수십 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도박 경험을 털어놓는 등 청소년 도박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자진신고 접수 건수는 전국에서 총 294건으로, 본인 신고가 244건, 보호자 신고가 50건이었다.

지역별로는 강원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만 48명이 신고해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인근 B고교 학생 20명을 포함하면 강원 지역 자진신고자는 모두 78명에 달했다.

강원경찰청은 학교전담경찰관(SPO) 명함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기재해 배포하고, 청소년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활용해 신고를 독려했다.

자진신고 사례 가운데는 도박 중독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은 청소년들도 적지 않았다. 인천에서는 15세 남학생이 도박 빚 400만원을 갚아주지 않는다며 어머니를 폭행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례가 신고됐다. 해당 학생의 도박 금액은 3천만원으로 파악됐다.

이 남학생은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 상담, 정신과 병원의 중독치유 선도프로그램 등이 연계돼 사후관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전북에서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습 가출과 차량 털이 범행을 반복한 17세 학교밖 청소년 A군의 사례도 확인됐다. A군은 1년 2개월 동안 도박 사이트에 입금한 금액만 1천600만원에 달했으며, 중독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돼 중독치유 선도프로그램과 청소년 쉼터 지원을 받게 됐다.

자진신고자들의 평균 도박 기간은 12개월, 평균 도금액(도박 사이트에 입금한 금액)은 3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개별 최고액은 6천만원에 달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274명으로 전체의 93%를 차지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176명(60%), 중학생이 118명(40%)으로 나타나 사이버 도박이 중·고교 전반에 퍼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오는 8월 말까지 자진신고 제도를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신고 대상은 사이버 도박 경험이 있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과 보호자이며, 신고는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도박 치유 전문상담사가 상담과 선별검사를 진행한다. 이후 결과에 따라 전문 치료기관 연계 여부가 결정된다.

경찰은 자진신고 청소년에 대해 도금액과 반성 태도, 치유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선도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훈방 또는 즉결심판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등 최대한 선처할 방침이다. 또한 상담기관과 학교전담경찰관을 통해 지속적인 사후관리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