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정시설의 과밀 수용 문제가 심화하면서 수용 환경 악화는 물론 교도관들의 업무 부담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정당국은 과밀 수용이 교정·교화 기능을 약화시키고 재범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1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 여성 전담 교정시설인 청주여자교도소의 정원은 610여명이지만 지난 17일 기준 수용 인원은 742명으로 수용률이 120%에 달했다.
혼거실의 경우 정원은 5명이지만 실제로는 평균 9명이 생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독방 역시 1인 수용 원칙을 지키지 못한 채 2명이 함께 사용하는 상황이다.
과밀 수용은 교도관들의 업무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야간 시간대 교도관 18명이 전체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으며, 교도관 1명이 40명이 넘는 수용자를 감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폭행과 소란 등 사건·사고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시설물을 훼손한 수용자를 확인하던 교도관이 폭행을 당했고, 지난 3월에는 수용자가 휠체어를 이용해 교도관을 위협하고 폭행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교도관들은 인력 부족 속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안전봉 등 장비를 휴대할 수 없어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 교도관은 "1개 층을 관리하는 교도관은 1명뿐"이라며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지만 무력하게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고 말했다.
실제 교정공무원들의 정신건강 지표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의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의 약 20%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자살 계획 경험률은 일반 성인보다 약 2.7배, 자살 시도 경험률은 약 1.6배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법무부는 교도관이 겪는 직무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과밀 수용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량 및 인력 부족'을 꼽았다.
교정당국은 수용자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이 교화·교정 기능을 약화해 재범 가능성을 키우고 그만큼 사회적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법무부는 이를 고려해 교정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청주여자교도소를 찾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의 목적은 단순 수용이 아니라 재범을 예방하고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있다"며 "여성 수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 재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마약 중독 재활과 사회복귀 지원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