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등우단털파리, 이른바 '러브버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6월을 맞아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우려 섞인 글이 쏟아지고 있다. 살충제를 쓸 수 없는 익충 특성 탓에 지자체의 친환경 방제와 시민들의 기발한 민간요법까지 자구책이 총동원되는 분위기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자체의 방제 노력에도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러브버그 목격 사례가 다시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송파구에도 러브버그 출몰', '우면산 있어서 그런지 서초구에서도 러브버그 발견', '여기 인천인데 러브버그 나타남' 등 지역별 목격담이 잇따라 올라온다.
특정 단어의 검색 빈도를 0에서 100까지로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 기준 러브버그 검색 지수는 지난 16일 기준 100을 찍었다. 출현 지역을 공유하는 '러브버그 지도' 웹사이트도 새로 등장했는데, 이용자가 발견 장소를 직접 제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19일 오전 기준 2,700여건의 제보가 쌓였고 이 중 실제 목격으로 확인된 비율은 약 55%에 달했다.
기온 상승세를 고려하면 확산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4월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최근 대량 발생한 러브버그는 해외 유입종으로 추정되고, 장마철 직후 약 2주간 대량 발생한다"며 "현재와 같은 추세로 기온이 상승할 경우 2070년에는 한반도 모든 지역에서 러브버그가 확산할 것으로 예측한 국내 연구도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러브버그가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분류돼 살충제로 적극 방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홈페이지에서 러브버그 유충이 땅속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성충은 꽃가루를 옮겨 생태계 순환에 기여한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살충제 대신 포집기 설치와 친환경 방제제 살포로 대응하고 있다.
서울시는 백련산과 불암산에 고공 포집기를 배치한 데 이어 19개 자치구 공원에도 유인물질 포집기 1,300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유충이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평구 백련산, 노원구 불암산 일대 1만2,600㎡에는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 '바실러스 투링기엔시스 이스라엘렌시스'(BTI)도 시범 살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별로 방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가 이를 총괄한다"며 "익충으로 분류돼 있지만 시민 불편이 큰 만큼 방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방제에도 출몰이 잇따르자 시민들 사이에서도 나름의 자구책이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휴대용 송풍기나 선풍기 바람으로 쫓아내기, 식초나 레몬즙을 섞은 물 뿌리기 등 다양한 민간요법이 공유되고 있다. 다만 식초 섞은 물의 실제 효과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선재 연구관은 "조명과 밝은 옷을 피하고 물을 뿌려 떨어뜨리는 방법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공식적인 퇴치법을 쓰기 어려운 만큼 해외 대응법도 소개되는데, 미국에서는 플로리다주를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토착화해 '불쾌 해충'(nuisance pest)으로 분류돼 있으며 현지 유튜브 등에서는 주방 세제와 물을 섞어 제거하거나 살충제를 쓰는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생태계에 이로운 익충이라 강제 박멸이 어려운 만큼, 당분간은 지자체의 친환경 방제와 주민들의 현명한 대처법이 맞물린 '지혜로운 공존'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