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도 2배"…레버리지가 시장을 흔드는 공식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입력 2026-06-20 06:00
수정 2026-06-20 08:18
삼전·닉스 2배 출시 이후 변동성 심화 선현물 괴리율 심화에 기관 매수세 주가 하락시에는 기계적 투매로 낙폭 키워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주식 시장의 변동폭이 커졌다는 얘기가 많이 들립니다. 지수가 워낙 많이 올라서 투자 심리가 불안한 탓도 있겠지만, 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거대한 엔진이 있습니다. 바로 '레버리지'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시장의 변동폭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2배수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어떻게 키우는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 매일 2배를 맞춰야 하는 강박

레버리지 상품은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하죠. 이게 '일일 리밸런싱' 작업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계산해 보겠습니다.



[초기] 투자자 원금(순자산): 1만원 / 운용사가 빌려온 돈: 1만원 / 총투자금: 2만원(원금의 2배)

[첫날 10% 하락] 주가가 10% 내리면 총투자금은 2만원에서 10% 줄어든 1.8만원이 됩니다. 빚은 1만원 그대로입니다. 순자산은 20% 줄어든 0.8만원으로 쪼그라듭니다.

2배를 맞추려면 순자산(0.8만원)의 2배인 1.6만원만 들고 있어야 하죠. 일일 리밸런싱이 들어갑니다. 현재 총 투자금이 1.8만원이니까 차액인 0.2만원을 시장에 내다 팝니다. 이렇게 판 0.2만원으로 빚을 갚아 부채를 0.8만원으로 줄입니다. 주가가 떨어져서 시장이 안 좋은데 운용사가 주식을 더 팔아치우면서 하방 압력을 가중시킵니다.

[다음날 10% 상승] 총투자금 1.6만원이 10% 올라 1.76만원이 됩니다. 전날 리밸런싱 후 남은 순자산이 0.8만원이었죠. 순자산은 20% 증가한 0.96만원이됩니다.



2배를 맞추려면 순자산(0.96만원)의 2배인 1.92만원을 들고 있어야 합니다. 일일 리밸런싱이 들어갑니다. 현재 총투자금이 1.76만원이니까 차액인 0.16만원어치 주식을 사들여야 합니다. 주가가 오를 때는 운용사가 빚을 내서라도 주식을 사들이며 상승폭을 키웁니다.



● 개미의 투자가 기관 매수를 부르는 마법

위에서 설명한 건 레버리지 구조를 이해하기 쉽게 가정한 겁니다. 이제 심화 과정입니다.

보통 레버리지 상품은 파생상품인 '선물'을 이용합니다. 레버리지 상품에 돈이 유입되면 선물을 사들여서 2배 수익률을 맞추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코스피 현물 지수가 300포인트고 '선물 적정 가격'이 301포인트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상승을 확신하며 레버리지 상품을 1000억원 사들이는 상황입니다.

운용사는 1000억원에 대한 2배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코스피 선물을 대량으로 매수합니다. 이 때문에 선물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해 301→305가 되며 현물보다 비싸지게 됩니다. 선현물 괴리율이 커지는 거죠.

이때 기관의 알고리즘이 작동합니다. 비싸진 305짜리 선물을 팔고, 상대적으로 싼 300짜리 코스피 대형주들을 매수하는 겁니다. 현물 주식 가격이 오르니까 주가 지수가 따라 오릅니다. 결국 개인이 파생상품인 레버리지를 샀을 뿐인데 주식 시장 전체가 끌려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델타헤징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거대 투자은행과 "수익과 손실을 2배로 정산하자"고 약속(총수익스와프)을 맺고 출시됐습니다. 투자은행들은 주가가 올랐을 때 2배로 돈을 물어줘야 하죠. 그래서 주식 시장에서 미리 주식을 사고파는 '델타헤징'을 합니다.

델타헤징을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개인들이 'SK하이닉스 레버리지'를 100억원어치 삽니다. 투자은행은 2배인 200억원어치 SK하이닉스 주식을 사서 금고에 넣어둡니다.

장중에 SK하이닉스 주가가 5% 급등합니다. 은행의 컴퓨터는 200억원이 아니라 220억원어치 주식이 있어야 안전하다고 판단합니다. 은행은 20억원어치를 시장가로 쓸어 담습니다. 주가는 7%, 8%로 더 치솟게 됩니다.

하락할 때는 반대로 시장가로 던집니다. 거대 자본이 쫓아가며 사거나 투매에 나서면서 우량주조차 크게 흔들리는 것입니다.

● 장마감 10분전 카운트다운



치명적인 점은 이 거대한 매매가 하루 종일 골고루 분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레버리지 운용사와 딜러들은 종가를 기준으로 내일의 비율을 세팅해야 합니다. 오차를 줄이기 위한 거죠.

앞서 계산했던 수백억원의 리밸런싱 매수나 매도 물량을 장중에 천천히 사지 않습니다. 오후 3시 20분부터 시작되는 동시호가 시간에 한꺼번에 던지거나 삽니다.

마지막 10분 거래대금이 평소 300억원인 종목에 10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쏟아진다고 생각해 봅시다. 팔려는 물량은 한정돼 있으니 호가창의 높은 가격까지 전부 긁어가게 됩니다. 하루 종일 잠잠하던 주가가 마감 10분전에 갑자기 튀어 오르는 왜곡 현상이 발생합니다.

결국 최근 주식 시장에서 목격되는 극심한 널뛰기는 대중의 광기나 기업 가치의 급변 때문이 아닙니다. 대장주들의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인기를 끈 영향이죠. 레버리지 상품은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 도구지만, 그 이면에는 우량주조차 가볍게 흔들어버리는 거대한 톱니바퀴가 숨어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