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투자 3% 늘면, 환율 0.7%p 오른다...투자소득 환류가 관건"

입력 2026-06-18 15:10


해외투자가 평균보다 3% 증가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약 0.7%p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환전 수요 증가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18일 'BOK 이슈노트: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신상호 과장과 이주현 조사역이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투자가 평균 수준 대비 약 3% 늘어나는 충격이 발생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약 0.7%p 상승한다. 해외투자를 위해 외화를 사들이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환율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반면 투자소득 증가는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투자소득이 평균보다 8% 증가할 경우 환율은 약 0.4%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국내로 유입되며 외환 공급이 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투자소득의 환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투자소득이 현지에서 재투자될 경우 국내로 들어오는 외화가 줄어들어 환율 하락 압력이 제한된다. 실제로 재투자 비중이 1%p 상승하는 경우 환율은 약 0.4%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우리나라의 해외투자는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상수지에서 투자소득수지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가 이어질 경우 해외 금융자산과 투자소득 역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그러나 투자소득 증가가 곧바로 외환시장 유입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발생한 수익이 현지에 유보되거나 재투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소득 중 현지 재투자 비중은 2010년대 이후 약 50%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2023년 이후 해외 자회사 배당에 대한 세제 혜택이 도입되면서 크게 낮아졌다. 2024~2025년 평균 재투자 비중은 약 25%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해외 자회사 배당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점도 재투자 비중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해외투자 규모 자체가 계속 확대될 경우 재투자 규모 역시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일본 사례도 언급했다. 일본은 해외투자 소득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재투자 비중이 2010년 이후 평균 4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엔화 약세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향후 고령화와 생산성 둔화 등으로 해외투자가 지속 확대될 경우, 투자소득의 해외 유보와 재투자 비중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입되는 외화 규모가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고서는 "해외투자 확대에 따라 늘어나는 투자소득이 실제로 국내 외환 공급으로 얼마나 환류되는지를 중심으로 외환 수급 점검 체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