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움직인 핵심 이슈와 종목들을 집중 분석하는 시간, 마켓 무버입니다.
미국과 이란이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하면서 중동 긴장감도 빠르게 완화되는 모습입니다. 이에 따라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도 조만간 완전히 재 개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들자 국제유가도 빠르게 안정세를 찾았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3달러 선까지 내려왔고, WTI 역시 장중 한때 3월 이후 처음으로 80달러를 밑돌았습니다. 이렇게 유가가 급락하자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유가 하락의 수혜를 받은 종목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연료비 부담이 컸던 항공주와 크루즈주가 비용 절감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는데요. 시장에서도 이번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직접적인 수혜자로 이들을 꼽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소식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습니다. 기술주 중심으로 엄청난 매수세가 유입된 건데요. 특히 마이크론이나 웨스턴디지털, 샌디스크 같은 메모리·스토리지 기업들은 항공주보다 훨씬 더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대해 AJ벨의 투자 책임자는 "중동발 호재에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발 빠르게 재조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그동안 피신해 있던 석유와 방산주 비중은 줄이는 반면, 유가 하락으로 숨통이 트인 기술주나 은행주, 주택건설주 같은 경기민감 업종으로 자금이 눈에 띄게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 (TRIP)
이렇게 여행관련주가 상승하는 가운데 오늘 자체적인 대형 호재까지 터뜨리며 주목받은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트립어드바이저입니다. 트립어드바이저는 유럽의 온라인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인 '더 포크'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복잡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본업인 여행 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결단인데요. 사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스타보드 밸류가 지난해부터 이 사업부를 매각하라고 강하게 압박해 왔는데, 마침내 시장이 원하던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든 겁니다. 업황 회복 기대감에 자체적인 경영 효율화 모멘텀까지 더해지면서, 간밤 트립어드바이저의 주가는 기분 좋은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이 간밤에 어떤 종목들을 가장 많이 검색하고 주목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로쿠 (ROKU) 폭스 (FOX).
거대 미디어 기업인 폭스가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 로쿠를 주당 160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기대만큼 좋지 않았는데요. 이번 인수가 폭스의 재정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여기에 인수 대상인 로쿠의 주가 흐름도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사실 로쿠는 지난 금요일에 이미 20% 넘게 상승한 상태였습니다. 당시 블룸버그에서 매각 협상 가능성을 먼저 보도하면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던 건데요. 막상 오늘 실제 인수 발표가 나오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이른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오늘 폭스와 로쿠 주가는 나란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파이서브 (FISV)
이 밖에 오늘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인 종목으로는 핀테크 기업 파이서브가 있습니다. 파이서브는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최고경영자 교체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파이서브는 경영진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제시했던 올해 실적 전망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재무 전망은 그대로인데도 경영진 교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로켓랩 (RKLB)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FLY)
다시 검색량 상위 종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로쿠의 뒤를 이은 건 우주 관련주들이었는데요. 이번에 키방크가 로켓랩과 파이어플라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나란히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고, 목표주가는 각각 135달러와 50달러로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애널리스트는 기록적인 스페이스X IPO 이후 우주 관련 종목들이 오히려 큰 폭으로 매도된 점을 짚었습니다. 이는 펀드들이 스페이스X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위해 기존 우주주 비중을 기계적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수급성 움직임'에 가깝다고 분석했는데요. 즉, 기업 가치가 훼손돼서가 아니라 단순한 자금 이동 때문에 주가가 억울하게 눌렸다는 설명입니다. 오히려 지난 2년 동안 우주 산업의 성장 동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로켓 발사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고, 위성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로켓랩은 스페이스X에 이어 가장 유력한 우주 투자처로 꼽았고, 파이어플라이 역시 ‘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하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PSKY)
미국 법무부가 미디어 업계의 초대형 거래로 꼽히는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의 인수를 드디어 승인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법무부는 이번 거래가 시장 경쟁을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별다른 조건이나 제재 없이 깔끔하게 심사를 마무리 지었는데요. 물론 아직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일부 주 법무장관들이 반독점 문제를 이유로 별도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시장은 가장 큰 규제 관문을 통과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상승 마감했습니다.
페라리 (RACE)
모건스탠리가 페라리에 대한 투자의견을 '동일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고, 목표주가도 388달러에서 438달러로 높여 잡았습니다. 사실 최근 페라리 주가는 전기차 '루체' 공개 이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다고 평가했습니다. 페라리의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견고하고, 중고차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루체를 둘러싼 우려 역시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인데요. 여기에 앞으로의 신차 출시와 글로벌 부의 증가가 추가적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페라리 주가는 상승 마감했습니다.
지금까지 마켓 무버였습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