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명맥이 끊긴 자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를 되살리기 위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한국 조선업계에 제조 기술 전수를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대형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과 가와사키중공업, 나무라조선소가 2035년부터 연 3∼5척의 LNG 운반선을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부활 계획을 이달 중 마련하는 '민관투자 로드맵'에 담을 방침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인공지능(AI)·반도체 등 17개 성장 전략 분야를 선정해 집중 육성을 추진 중인데, 17개 분야 중 하나인 조선업에서 LNG선 건조 부활이 주요 지원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LNG선 건조를 수년째 하지 않은 일본이 갖지 못한 탱크 제조 등 관련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한국 기업에 협력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와 조선업계는 한국 조선 대기업으로부터 LNG선 관련 기술을 공여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탱크 기술 특허를 보유한 프랑스 기업에도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LNG는 일본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일본은 수요량의 약 98%를 수입에 의존한다. 또 도서 국가여서 육지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이 없어 수입 경로를 선박에 주로 의지하지만, 한국(세계 시장 점유율 70%)과 중국(30%)에 시장을 잠식당하면서 2019년 마지막 선박 인도를 끝으로 LNG선을 만들지 않고 있다.
일본이 한국 등에 기술 공여를 요청하면서까지 LNG선 사업을 재건하려는 데에는 수익성보다 경제 안보 차원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조선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일본 정부도 자국 LNG선을 도입하는 선주에게 한국, 중국과의 가격 차를 보조하는 지원금 지급을 검토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신문은 인구 감소를 겪는 한국이 중국 LNG 조선업계의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한일 협력에 나설 경우 중국으로의 고객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해설했다. 일본은 LNG선 재건에 나선 3개 조선업체 외에 다른 조선사까지 참여시켜 연 5척을 자국 내에서 안정적으로 제작할 경우 LNG선 공급망 우려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