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포착된 가운데, 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가능성에 긴축 공포를 이기고 달리고 있습니다.
줄기차게 국내 주식을 내다팔던 외국인도 돌아오는 모습인데요. 이제는 정말 만스피를 향해가는 걸까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전망 짚어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외국인이 모처럼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7일부터 코스피에서만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섰고, 기관까지 합세하며 지수는 단번에 8,400선까지 올라섰습니다.
물론 오늘(12일) 하루 산다고 해서 외국인이 돌아왔다고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시장을 둘러싼 악재가 해소됐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효과가 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최종 문서 조율 단계에 이르렀으며, 이르면 이번 주말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 밝히면서 그간 조정을 받았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됐습니다.
전문가의 설명으로 듣겠습니다.
[이경민 /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 협상 타결 소식만 들려오고 끝났으면 큰 변화가 없었을 텐데, 그로 인해 유가와 금리가 떨어지고 환율도 하락하면서 그야말로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피는 지금 12개월 선행 PER이 8배가 안 되거든요. 굉장히 싼 구간에 들어와 있다 보니 반등하는 탄력이 워낙 세게 반영되는 것이 아닌가.]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협상, 뭐 이런 이야기를 한 게 벌써 서른 여덟 번째라고 합니다. 게다가 이란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고요. 또 뒤통수 맞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기자>
당초 미국과 이란이 실무 선에서 합의했던 MOU 초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즉시 개방하고 미국과의 휴전을 60일 연장하면서 그 기간에 이란 비핵화를 본격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죠.
그런데 정작 그 초안을 승인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서명식까지 언급한 건 이란의 제안을 미국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되고요. 당초 합의에 근접했던 기존 안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또 미국이 이란 제안을 수용했기 때문에 이란도 최종적으로는 승인할 것이라는 보도가 오히려 이란 쪽에서 흘러나오는 중입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변덕을 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제 그 정도 악재에 시달릴 만큼 국내 증시 체력이 약하지 않다는 게 증권가 시각입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 역시 종전 보다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밸류애이션을 근거로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모습입니다.
대부분 1만 이상으로 코스피 상단을 전망했고요.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저효과로 인해 2분기 중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종전,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의 호재가 있다면 유가가 하락할 수 있고, 이는 코스피에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의 밸류에이션을 따라간다면 코스피가 1만2천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습니다.
<앵커>
종전을 향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유럽은 3년만에 금리를 올렸습니다.
다음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둔 일본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하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전쟁이 끝나도 물가 안정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이 본격화된다면 증시 변동성이 또 커지지 않을까요?
<기자>
우선 3년 만에 금리를 올린 유럽을 비롯해, 인상 시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의 금리를 기록할 일본, 그리고 한국 모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시장입니다. 유가 상승발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죠.
결국 중요한 건 미국인데요. 당장 다음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할 FOMC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거운데, 일단 금리는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10월 인상 가능성이 60% 정도로 점쳐지고 있는데요.
관건은 경제 전망과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 그리고 워시 의장의 발언입니다. 앞서 3월 전망에선 올해 한차례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됐었는데, 이것이 변화될 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번주 발표된 물가 지표들이 선방했고,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진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긴축에 대한 우려는 이미 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반도체 등 주도주가 이끄는 증시 방향성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입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주식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에 있다"며 "오히려 종전에 따른 고물가 우려 완화로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본격 반영된 이상 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고요.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 밸류에이션을 따라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며 높아진 금리 레벨은 부담이지만 현재의 AI 투자 사이클은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결국 실적이 긴축 공포를 이긴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금리 인상기에도 증시가 무조건 조정받지는 않았다고 강조합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증시가 하락한 2022년을 제외하면 금리 인상기에 증시가 상승한 적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도 "1999년 닷컴 랠리 당시에도 금리와 물가 부담은 구경제, 즉 시클리컬 섹터에 부담이었지 반도체 등 성장주로 대표되는 신경제 섹터에는 영향이 적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경기가 불안할 때, 즉 유가가 급등하면서 금리까지 오른다면 악재지만 경기 전망이 좋고, 수요가 폭발해서 물가가 오르는 바람에 금리가 인상되는 건 오히려 우량한 실적주를 선별할 기회가 된다고 조언합니다.
계속해서 전문가 의견 듣겠습니다.
[이경민 /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 경기 모멘텀이 견조하다면 (긴축 공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금리 인상을 상쇄할 만큼 이익 모멘텀이 견조하다면 (증시 상승)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