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도 더 샀다…KT&G에 외국인 몰리는 이유는

입력 2026-06-12 14:29
<앵커>

오늘(12일)까지 5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주가 상승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KT&G가 그 주인공인데요.

본업의 성장세에 주주환원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큰손'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산업부 박승원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KT&G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심상치 않다구요?

<기자>

KT&G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러브콜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지난 4월10일부터 5월7일까지 무려 1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간건데요.

이런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4월부터 어제(11일)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 상위 15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게 있는데, 바로 글로벌 '큰손'들의 추가 자금 유입입니다.

운용자산(AUM)만 3조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 캐피털그룹은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KT&G 지분율을 7.21%로 확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달만에 지분율을 1.6%포인트 이상 높인 겁니다.

그리고 하루 뒤인 지난 10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약 4개월만에 KT&G 주식 46만7,350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6.15%로 끌어올리며, 지분 확대에 동참했습니다.

이미 KT&G의 주요 주주들 가운데선 퍼스트이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싱가포르 국부펀드(GIC) 등이 포진해 있는데, 이번 캐피털그룹에 이어 블랙록까지 더해지면서 KT&G의 외국인 지분율은 51%를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연초 14만원대였던 KT&G의 주가는 현재 19만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앵커>

흡연율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외국인의 지분 매입은 다소 이해가 안 가는데, 다른 배경이 있나요?

<기자>

궐련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본업에서의 성장성이 두드러진 게 가장 큰 배경입니다.

본업의 성장성이 국내가 아닌 바로 해외에서 부각을 받고 있는건데요.

KT&G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7,036억원, 영업이익은 3,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 27.6% 증가했습니다.

실적 호전의 배경엔 해외사업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기간 해외궐련사업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영업이익도 무려 50% 넘게 급증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중동 등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지난 2024년 취임한 방경만 사장을 필두로 한 KT&G의 적극적인 기업설명회 즉 NDR도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방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연 평균 10회 이상 글로벌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만나 KT&G의 경영 전략을 어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해외사업이 잘 된다고 글로벌 큰손들이 달려들지는 않을 것 같은데, 또 다른 매력이 있을까요?

<기자>

먼저 실적 측면에선 올해 2분기 이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이 확실시 되는 분위깁니다.

1년전에 매입한 종이 포장재와 잎담배를 사용하는 만큼, 중동 전쟁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제한적입니다.

여기에 달러로 매출이 인식되는 만큼, 최근의 강달러 기조도 우호적인 상황입니다.

특히 올해는 해외매출 비중이 54%로 처음으로 국내를 앞설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이런 해외 매출에 힘입어 올해 전체적으로 두 자릿수 이익 성장에 무리가 없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실적과 함께 적극적인 주주환원도 글로벌 '큰손'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인데요.

앞서 KT&G는 지난달 보유 자기주식 1086만주를 전량 소각해 2027년까지 약속한 자사주 소각 목표를 조기에 초과 달성했습니다.

여기에 하반기엔 배당 강화 중심의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인데, 증권가에선 연간 시가배당률을 최소 3.6%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안정적인 실적 성장에 주주환원이란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겁니다.

<앵커>

과거엔 외국인이 지분을 매입한 후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KT&G는 이런 우려에서 자유로운가요?

<기자>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럴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입니다.

최근 KT&G의 지분을 늘린 캐피털그룹과 블랙록 모두 세계 최대 규모의 장기투자 자금을 운용하는 곳입니다.

실제 이번 지분 공시에서도 지분 확보 목적을 '단순투자'로 명확히 했구요.

이는 배당금 수령이나 일반적인 의결권 행사 등 투자자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만 누리며 시세 차익을 노리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지분 확대가 KT&G의 펀더멘털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자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대신 외국인의 주요 주주 구도엔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퍼스트이글이 국민연금공단과 지분율 1~2위를 다툰 사례가 있었는데요.

지금처럼 외국인의 지분 확대가 이어질 경우 주요 주주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진단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산업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