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와 CPI를 소화하며 움직였습니다. 군사 충돌에도 1% 안팎으로 움직이던 유가와 예상에 부합한 CPI에 일제히 하락하던 국채금리는 그리고 이를 소화하며 보합권까지 올라왔던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방향을 바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더 강하게 공격하겠다”고 경고하자 유가와 국채 금리는 상승폭을 키웠고, 위험회피 심리가 더해지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5% 밀렸고 3대 지수도 일제히 1.8%가량 하락했습니다.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군 헬기가 격추당하자, 미국이 대응 공격에 나섰고, 악시오스에 따르면 현재 미군은 추가 공습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을 너무 오래 끌었다며, 이란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이 소식에 즉각 반응했습니다. 두 유종 모두 2%대 상승해 WTI는 배럴당 90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93선으로 올라섰습니다. 장 마감 후, 이란 매체가 “케슘섬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하고 미 중부사령부 역시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히면서 유가는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다만, 전쟁 초중반과 비교하면 그래도 상승폭이 제한적이고 9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 지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위기는 여전하지만, 정작 실물 원유 시장에서는 기름이 비교적 원활하게 돌고 있다는 안도감이 퍼진 영향입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호르무즈 통행량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늘었다고 발언했는데, 오늘 트럼프 대통령도 여기에 힘을 실었습니다. “호르무즈 통행 비밀작전을 수행했고 200척 이상의 상선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블룸버그 따르면, 현재 중동산 원유의 상당량이 위치 추적 장치를 끈 소형 유조선에 실려 호르무즈 해협을 몰래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JP모간은 우회로를 통해 하루 최대 260만 배럴의 원유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미국산 원유와 우회로를 통한 원유 공급에 그래도 유가 급등을 어느정도 억제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파이퍼샌들러는 임시방편에 취해 진짜 위기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으며, 여전히 전쟁전과 비교하면 유가는 높은 수준이고 통행량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월가에서는 이번 6월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요인으로 5월 CPI, 오라클 실적, 스페이스X상장 그리고 FOMC를 꼽았습니다.
5월 CPI는 1년 전보다 4.2% 상승했습니다. 물가 상승의 주범은 단연 에너지였습니다. 전체 물가 상승분의 무려 60%를 유가 혼자서 차지했습니다. 지표가 공개된 이후 시장은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3년만에 4%를 넘어섰지만 다행히 예상치에 부합했고,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는 한 달 전보다 0.2% 오르는 데 그치며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핵심 변수로 꼽히는 주거비 상승률은 0.3%로 4월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아직까진 유가 폭탄이 다른 생활물가나 서비스 요금까지 도미노처럼 전부 올려놓진 않았습니다. CPI를 바라보는 월가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안도감과 경고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우선 산탄데르 케피털은 "물가는 5월이 정점일 것"이라고 진단하며 “연준이 금리 인상 버튼을 누르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핌코 역시 “연준이 이번 물가 상승을 전쟁으로 인한 일시적인 충격으로 보고 당분간 눈감아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만만치 않습니다. 블룸버그는 “예상치에 맞았다고 해서 좋은 수치인 건 아니라며, 결국 무력으로든 휴전으로든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야 한다는 경고음이 커진 것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지표는 최악은 면했다는 안도감을 줬지만, 호르무즈가 열리지 않는 한 언제든 다시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숙제를 동시에 남긴 만큼 긴장이 고조되는 중동 상황과 내일 발표될 5월 PPI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