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 상자가 사라지면서 증거 보전이 불발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우성아파트 경로당을 찾아 현장 검증을 진행했지만, 전날 증거보전 대상으로 지정한 투표용지 보관 상자를 찾지 못했다.
법원은 이날 검증을 마친 뒤 언론 공지를 통해 "투표용지 보관상자 및 그 포장재 일체의 현상을 확인하고 이를 봉인해 보전하기 위해 검증기일을 진행했다"며 "검증 목적물이 검증 장소에 존재하지 않아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사실조회 결과 등을 통해 투표용지 보관상자의 소재가 특정되면 같은 목적으로 다시 검증기일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검증에는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5명과 증거보전 신청인인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선관위는 해당 상자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투표용지 박스는 우리가 안 갖고 있다"며 "어디에 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철 최고위원도 현장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상자의 소재를 모른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선관위는 투표함과 달리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법적 보관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경찰이 경력을 투입해 투표 종료 35시간 만에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함 2개를 반출한 뒤 시위대가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 선관위가 두고 간 물품을 뒤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투표용지 박스 겉면에는 '투표용지 인쇄 매수 1천900매, 박스 1개 중 1번'이라고 적혀있었다.
해당 투표소 선거인 수는 3,856명으로 파악돼, 준비된 투표용지가 선거인 수의 49.3%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관위 내부의 '투표용지 최소 50% 인쇄'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여서 논란이 됐다.
법원이 증거보전 대상으로 지정한 자료에는 해당 상자 외에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구 10개 투표소의 CCTV 영상과 선관위 직원들의 단체대화방, 메신저, 문자메시지 기록 등이 포함됐다.
이들 자료에 대해서는 법원이 선관위 측에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거보전 신청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선거무효 소송에 앞서 제기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선관위가 내부 기준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르면 15일께 선거소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