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기로에 선 배터리기업 금양의 향후 운명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 여부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지난달 20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가 금양 상장폐지 안건을 심의·의결하자, 금양은 다음 날인 21일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거래소는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정리매매 절차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서울남부지법은 금양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오는 24일 심문할 예정이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 절차는 멈춘다. 금양은 상장폐지 사유의 부당함을 두고 거래소와 법정 다툼을 이어가게 된다.
반면 기각되면 잠시 멈춰 있던 상장폐지 절차가 재개된다. 통상 3일 추가 예고 후 7거래일간 정리매매에 들어가고, 이후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정리매매 시 '휴지조각 리스크'
정리매매 구간에 진입하면 상·하한가 제한이 사라져 주가가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씩 요동칠 수 있다. 현재 약 9,900원 선에 묶인 금양 주가는 수요가 없을 경우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위험도 있다. 채권단과 회사 간 이해관계 충돌, 소액주주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재무적 압박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장폐지 이후에는 비상장 주식 장외시장인 K-OTC의 '상장폐지지정기업부' 편입 심사를 받을 수 있다. K-OTC는 올해부터 상장폐지 기업을 최대 6개월간 거래 지원하는 별도 부를 운영 중이다. 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거래 후 문제가 없을 경우 일반기업부로 승격도 가능하다. 지난 1월 상장폐지된 파멥신과 인트로메딕이 해당 부에 편입돼 하루 수만 주씩 거래되고 있다.
●상폐 시 K-OTC 진입 '빨간불'
다만, 금양의 K-OTC 진입은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K-OTC 편입의 핵심 요건은 최근 결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적정' 또는 '한정'일 것인데, 금양의 상장폐지 직접 사유가 바로 감사의견 '거절'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2년 연속이다. 실제로 올해 1월 상장폐지된 기업 10곳 중 K-OTC 상장폐지지정기업부에 편입된 곳은 단 2곳에 그쳤다.
결국 K-OTC는 '가격 회복 통로'가 아닌 '최소한의 출구'에 가깝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리매매 구간에서 낮아진 가격대가 K-OTC 거래 기준점이 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폐 전부터 감사의견과 재무상태, K-OTC 진입 가능성, 정리매매 대응 전략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